<독자발언대> 공공시설물은 우리 모두의 자산

길거리나 시 외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각종 공공기관 및 지자체의 소규모 문화유적물과 공공시설관련 무인 원격감시 시설물들이 원래 의도와는 달리 도심 미관을 해치는 쓰레기장 신세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것으로 대도시나 인구 밀집 지역에 위치한 공공시설물의 훼손이 특히 심하다.

근래 공중전화 부스 유리창의 잦은 파손으로 관련회사가 상당한 피해를 입고 애를 태운다는 사실을 봐도 이와 유사한 일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목격되고 있다.

나는 수도설비 원격감시장비가 설치된 무인시설물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인근지역에 산재한 수도설비 무인시설물을 순회 점검하고 있다. 수도공급시설 및 수도계량기실이 설치된 시설물 안에 들어가 보면 몇 평되지도 않는 그 작은 공간에 음료수 깡통, 담배꽁초, 폐비닐 등 온갖 쓰레기가 쌓여 있고, 시설물 유리창이 파손되어 있어 시설보수보다는 쓰레기 청소나 그 주변 정리하는 일로 골머리를 앓을 때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데이터 전송용 전용회선이 끊겨 있을 때도 있다.

수도계량기실 출입을 금한다는 표지판이 분명히 있어도 악착같이 울타리를 파손하고 들어가는 사람들, 평상시 아무도 없다고 쓰레기를 투기하거나 시설물의 유리창을 파손하고 온갖 낙서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들 시설물을 보수·유지관리하는 데 적잖은 규모의 비용이 소요되며 국민들의 세금이 헛되이 새고 있다.

이와 같은 일은 내가 맡고 있는 시설물만의 현상이 아니다. 점검차 이동중에 타 기관의 무인 시설물이나 지자체의 이름없는 작은 향토 유적지 등을 보면 별반 다름없이 훼손현상이 대동소이하다.

공공시설물이 자기 자신의 직접적인 재산이 아니라는 짧은 생각에서 이런 결과들이 벌어졌으리라 짐작된다. 하지만 그런 공공 시설물들이 있어 우리가 가정이나 직장에서 편히 전화나 전기, 수돗물을 마음껏 쓸 수 있고 향토문화재가 우리 고장의 자랑거리임을 늘 마음속에 품고 있다면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공공시설물이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져서 국민의 손으로 훼손되고, 또 다시 국민의 세금으로 복구되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류철 전북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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