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에 인터넷포털업체를 들르면 시스템실내 대형 컴퓨터 LED가 수없이 명멸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한번 LED가 반짝이는 것은 한 개인이 연인·친구들과 소중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학창시절에는 몇천평쯤되는 학교공간이나 선술집이 다양한 추억을 만드는 장소였다면 이제는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시공을 초월하는 인터넷의 파괴력은 이처럼 개인생활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오히려 실물경제와 빠르게 접목되면서 엄청난 가속도가 붙은 채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겨우 사이버경제의 태동기 수준인데도 국내외 보험사·증권사·자동차 딜러들의 고용안정을 위협할 정도로 유통혁명이 일어나고 있고 대형 제조산업들도 살아남기 위해 인터넷사업가들에게 모든 재량권을 넘기고 자신을 재편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나타나는 실정이다.
인터넷 기반으로 바뀔 세상을 예견한 이들은 벌써 각 부문에서 기존 체제를 재구성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손정의나 빌 게이츠, 제리 양 등의 인터넷기업가들이 겉으로 들어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가면서까지 은밀하게 추진중이다.
많은 인터넷기업가들은 『지금까지 벌어진 인터넷 신화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며 아직 수면 밑의 감춰진 부분은 기회로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그들은 또 엄청난 이 기회를 많은 사람들이 나누어야 하지만 눈을 감고 있는 기업과 개인이 너무나 많다고 말한다.
인터넷이 세상 전체를 바꾸고 있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생식과 수면을 위한 시간 외에는 모든 행위가 인터넷에서 이뤄질 것이다. 인터넷이 이 세상의 보조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했다면 다시 한번 주변과 세상을 돌아볼 때다.
<인터넷부·이인호기자 i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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