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저명문>몸가짐은 절도있게(飭窮:칙궁)

다산 정약용 「목민심서」중

『기거에 절도가 있으며 관대(冠帶)를 정제하고 백성을 대할 때는 장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옛날의 도다. 공사에 틈이 있거든 반드시 정신을 모아 생각을 고요히 하여 백성을 편안케 할 방책을 연구하며 지성으로 선을 구해야 한다.

말을 많이 하지 말며 사납게 성내지 말아야 한다. 아랫사람을 어거할 때 너그럽게 하면 따르지 않을 백성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가 말하기를 「위에 있으면서 너그럽지 않고 예를 행할 때 공경함이 없으면 내가 무엇을 보랴」고 하였고 또 말하기를 「너그러우면 많은 사람을 얻는다」라고 했다.

관부의 체모를 지키기 위해 엄숙함에 힘써야 하므로 수령의 곁에 다른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 군자가 무겁지 않으면 위엄이 없으니 백성의 윗사람 된 자는 무거운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안된다.

(興居有節 冠帶整飭 對民以莊 古之道也. 公事有暇 必凝神靜慮 思量安民之策 至誠求善. 毋多言毋暴怒 御下以寬 民罔不順. 故孔子曰 居上不寬 爲禮不敬 吾何以觀之 又曰寬則 得衆. 官府體貌 務在嚴肅 坐側不可有他人. 君子不重 則不威 僞民上者 不可不持重.)』

메모:목민심서는 다산이 강진 유배시절인 순조 18년(1818년)에 저술한 역작이다. 12강(綱) 72조(條)의 이 책은 소년시절 여러 고을의 수령을 지냈던 부친으로부터 배웠으며, 장성해서는 스스로 오른 벼슬길에서 터득한 목민관(牧民官)으로서 다할 바를 총망라한 것이다. 목민심서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바로 아무리 시대와 제도가 바뀌었지만 윗사람된 자로서의 도리나 책무라는 대원칙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서현진논설위원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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