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I 3사, 사업 구조 개편 전략 비교

삼성SDS·LGEDS시스템·현대정보기술 등 국내 시스템통합(SI)분야 3대 업체가 인터넷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SI시장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3사의 사업구조 개편은 앞으로 국내 SI산업의 근본적인 개편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일대변혁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이들 3개 회사 모두는 그동안 단순 SI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e비즈니스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조직으로의 변신을 일제히 선언했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사업방향과 추진방법에서는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인터넷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최근의 변신노력이 앞으로 SI산업의 주도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최근 3사의 변신 움직임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SDS

삼성SDS(대표 김홍기)는 겉으로 보기에 가장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SDS는 최근 대대적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 기존의 「SI」와 「SM」 사업을 비즈니스 인티그레이션(BI)사업군으로 통합했다. 대신에 e서비스·커뮤니티·벤처사업·컨설팅 부문을 BI사업군과 동급 규모인 새로운 사업조직으로 만들었다. 또 전체 회사조직을 사업유닛 단위로 세분화하고 각각의 조직은 벤처 형태로 운영한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출퇴근 시간이 완전 자율화되고 사원간 직급도 없앤다. 임금 또한 『최근 회사를 떠나 벤처로 간 사람들이 후회할 정도로 듬뿍 주겠다』고 했다.

김홍기 사장 스스로도 『삼성SDS의 궁극적인 회사 모습은 여러개의 사내 혹은 외부 벤처조직을 거느린 지주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과감한 변신 선언에도 불구하고 삼성SDS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싸늘하다. 우선 지난 연말부터 계속 발표해온 e비즈니스 사업내용에서 구체화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다 이미 몇년 전부터 「국내 최대의 벤처기업」이라며 외부 광고까지 해온 마당에 지금 와서 벤처 경영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특히 오는 2003년까지 전체 매출 3조원 가운데 60% 이상을 인터넷 관련 사업에서 벌어들이겠다는 계획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 회사 박주언 상무는 『여기서 말하는 인터넷 관련 매출은 새로 추진하는 인터넷 관련 사업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SI나 SM 부문에서 인터넷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입장이다.

<>LGEDS시스템

삼성SDS가 외부로 드러나는 변신에 온 신경을 쏟고 있는 데 반해 LGEDS시스템(대표 오해진)은 내부 역량 강화를 통한 공격적인 경영 추진을 회사 변신의 구심점으로 잡고 있다. e비즈니스를 비롯한 공공·금융 등 각종 사업부문에 내부 역량을 집중, 대외 신규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올해 이 회사의 주요 경영 목표다.

이를 위해 기존의 영업부문을 영업1, 영업2 부문으로 나누어 전문성을 더하는 한편 기존의 마케팅부문을 영업1부문에 통합하고 금융분야 아웃소싱 사업강화를 위해 금융사업부도 신설했다. 또한 지식경영과 사내벤처제 확대 실시, 재택근무 도입 등 사내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각종 경영혁신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ASP 시장 선점을 위해 주요 통신사업자, 전문 솔루션업체와 적극적인 제휴를 추진함으로써 현재 ASP 사업을 준비중인 수많은 국내 기업들 가운데 가장 먼저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는 예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미국 EDS사와의 합작문제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로 예정됐던 주식상장 계획도 내년 하반기로 연기됐다는 소문이 나돌며 내부 조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내부역량 강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

현대정보기술(대표 표삼수)은 이들 두 경쟁회사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통합(II) 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한 이 회사는 현대그룹 각 계열사에 맞는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 인프라 구축기술 개발로 현대그룹 전체 인터넷 비즈니스를 총괄해나가는 역할 수행에 사업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외부사업 확대 이전에 내부 수요부터 먼저 확보함으로써 인터넷사업 추진에서 그룹내 회사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최근 현대정보기술은 「e-CEO」라는 소식지를 창간, 그룹 계열사 최고 경영진들에게 배포하고 있으며 표삼수 사장도 현대종합상사·현대건설 등 인터넷 사업 관련 계열사들과 공동사업 추진을 협의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정보기술의 이러한 노력이 과연 현대그룹 전체 인터넷 사업 추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와 외부사업으로의 전환 성공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SI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그룹계열 SI업체들은 대내외적으로 인터넷 관련 수요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각자 변신을 시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업체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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