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전만 해도 게임이라 하면 가장 먼저 전자오락실을 떠올렸고 즐기는 게임도 테트리스나 스트리트 파이터류의 게임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락실은 뒷전이고 오히려 PC방이 게임의 메카로 떠올랐고 고속 인터넷을 통해 배틀탑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대전을 벌이는 네트워크 게임이 N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초고속 통신망을 갖추고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전국 1만5000여개의 PC방은 국민 정보화 수준을 높이고 게임 인구를 확대하는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국내 정보통신 산업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쳤다. 게임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불기 시작한 PC 게임방이 IMF 한파로 쓰러져가던 컴퓨터 업체, 소프트웨어 업체 등을 소생시키고 15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두며 경제 전반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가져온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게임이 더 이상 단순한 오락이 아닌 멀티미디어 종합문화이며 고부가가치를 지닌 21세기 첨단 문화산업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최근 들어서는 각종 게임 대회가 열리고 TV에서 게임대회를 중계하며 대기업 신입사원 연수에서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열기도 하는 등 게임 열기가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테스터·프로게이머라는 신종 직업까지 생겨났다. 또한 21세기프로게임협회(21c PGA), 인터넷게임리그(KIGL·KGL·PKO) 등이 발족되면서 프로게임리그가 활성화돼 컴퓨터 게임이 야구나 축구 못지 않은 스포츠 마케팅 상품으로서 훌륭한 가치를 지녔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게임이 애니메이션·영화·음악의 소재가 되고 게임 캐릭터가 만화 주인공 못지 않은 인기를 얻는 등 게임이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렇듯 게임이 사회·문화·경제 등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관련 시장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컴퓨터 게임시장의 규모를 보면 99년 기준 게임 소프트웨어만 500억원 정도며 전국의 PC방 매출까지 고려할 경우 연간 5조원 규모나 되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게임의 국가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지난 2월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문화산업비전 21에 따르면 인터넷·영상·게임 등 지식기반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총 2조9000여억원을 조성, 지원하기로 했고 특히 게임산업은 세계 3대 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정부가 게임산업을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육성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해 놓은 상태니 국내 게임산업은 말그대로 탄탄대로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되짚어 볼 것은 게임 개발기술·인력·해외 마케팅 등과 같은 인프라 확충도 중요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에 대한 사회전반의 인식 전환이라는 점이다. 최근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게임이나 프로게이머가 언급되면서 인식이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게임을 단순히 오락을 추구하는 자극적인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게임을 여전히 전자오락실 수준으로 생각하고 청소년에게는 필요악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이상 정부의 온갖 정책에도 불구하고 게임산업의 육성은 한계를 갖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컴퓨터 게임이 정보통신 시대의 건전한 오락과 문화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이 같은 매락에서 프로게임협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게이머 인증제도나 세계게임올림픽 개최 등은 게임 종주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세우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
게임이 멀티미디어 시대의 종합문화로서 전세계적으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산업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게임을 문화와 산업이라는 양축에서 육성해 나간다면 한국이 게임 종주국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그리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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