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단지상점가진흥조합이 새로 태어난다. 지난달 25일, 그동안 조합을 이끌어 왔던 윤준호 이사장이 전격 사퇴를 함에 따라 새 집행부 구성이 불가피해진 것.
이에 따라 용산 전자상가에서는 과연 새로운 이사장에 누가 선출될 것인지와 앞으로 조합의 위상은 어떻게 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임 윤 이사장이 임기 3년 가운데 겨우 1년 남짓 채우고 사퇴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PC 사업참여로 인한 업무과다, 개인적인 사유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조합원 부재」다.
용산조합은 용산 전자상가 상인 모두를 위한 조합이다. 따라서 용산의 전자랜드는 물론 터미널전자쇼핑·나진전자월드·선인상가·원효상가·전자타운 등 6개 상가의 상인들이 모두 조합원이어야 한다. 이들 6개 상가의 매장 수는 줄잡아 6000여개에 이르고 있다. 한 상인이 여러 개의 매장을 경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조합 가입대상 상인은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조합은 지난해말까지 700여명의 출자자를 확보하는데 그쳤으며 그나마도 지난달 총회시점에서는 200여명이 줄어 현재는 5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전 집행부의 한 이사는 『워낙 조합원들의 참여가 부족해 공동구매 사업처럼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는 사업을 벌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자성했다.
조합에 출자하기를 꺼리는 상인들은 『조합에 참여해 보았자 별다른 혜택이 없다. 마치 조합이 아니라 컴퓨터 상우회를 보는 듯했다』고 입을 모았다.
조합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조합원이 협조를 안했는지, 아니면 조합원들의 참여가 부족해서 조합이 제 할일을 제대로 못했는지의 문제는 접어두자.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물음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 출범할 새로운 조합 집행부는 명확한 원칙과 대의명분으로 상인들을 조합원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전임 이사의 솔직한 자성과 상인들의 냉철한 지적을 바탕으로 컴퓨터 매장은 물론이고 가전·부품·소프트웨어 매장, 심지어 식당가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조합원으로 수용해야 진정한 상점가 진흥조합으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조합원 없는 조합은 의미가 없다.
<생활전자부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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