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열개라도 부족한 사람.」 옥션의 이금룡 사장(49)에게는 이런 표현만으로는 어쩐지 부족함을 느낀다.
이 사장은 아침 6시 기상과 함께 옥션 사이트(http://www.auction.co.kr)를 한 시간 정도 서핑하는 것으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그리고 8시에 출근, 사이트 서핑 결과를 바탕으로 업무지시를 하고 이후 각종 대내외 미팅과 외부 강연, 12시쯤 귀가해 마지막으로 사이트를 둘러보고 잠자리에 든다.
최근 옥션은 집안 식구가 두 배로 늘었다. 60명의 직원이 120명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직제 개편과 신규사업 진출 준비로 여념이 없다. 여기에 지난 3일 결성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KICA)의 초대회장으로 선임돼 말 그대로 눈코 뜰새가 없다.
『너무 바쁩니다. 인터넷 기업들은 대기업과는 달리 의사결정이 매우 빠르며 고객에 대한 대응이 신속하기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삼성물산에서 인터넷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기고 더 바빠졌다고 다소 푸념섞인 하소연이지만 오히려 즐기고 있다는 인상을 감추지 못한다. 선천적으로 일을 찾아다니는 성격이어서 일이 많다고 불평하는 일은 없는 사람이다.
이 사장은 KICA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은 그동안 너무 분산돼 있었습니다. 이제 힘을 모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는 목소리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
『앞으로 벤처기업과 투자사를 연결하는 펀딩 중개사업과 인터넷 기업들의 대변자 역할, 업체들의 공동마케팅, 사회 봉사활동 등을 해나갈 것입니다.』 이 사장이 밝히고 있는 향후 KICA의 활동계획이다. 스스로 「인터넷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만큼 KICA의 활동에 주목해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간에는 KICA에 대해 단지 또 하나의 협회일 뿐이라고 폄하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야후, 다음, 라이코스 등 가입하지 않은 인터넷 기업들이 많고 회원사들도 이미 명성을 얻고 있는 성공한 기업들뿐이어서 다수의 인터넷 기업들을 대변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인터넷 기업들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는 처음』이며 『인터넷 기업은 비즈니스 특성상 기업끼리의 제휴 협력이 그 어느 분야보다도 매우 중요하다』며 협회활동을 지켜봐 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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