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광받고 있는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미국이 독주할 것이라는 우려가 속속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http://www.ft.com)는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http://www.bcg.com)의 보고서를 인용, 미국과 유럽간 전자상거래를 통한 무역 불균형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미국 업체들은 유럽 시장에 약 7억달러에 달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 반면 유럽업체들의 대 미국 수출은 10분의 1 수준인 7000만달러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미국 제품은 작년 35억달러로 추산되는 유럽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등 양 대륙간 무역역조가 앞으로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스턴컨설팅과 가트너그룹 등 시장조사 회사들에 따르면 미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2000년대 초반 매년 140% 정도 성장하는 데 반해 유럽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200% 이상 초고속 성장을 계속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작년 35억달러에 그친 유럽의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오는 2002년까지 450억달러로 무려 10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프라이스라인(http://www.priceline.com)을 비롯해 바이(http://www.buy.com), 트래블로시티http://www.travelocity.com) 등 세계 최대의 미국 인터넷 쇼핑몰들이 최근 잇따라 유럽에 진출, 벌써 목 좋은 곳을 독차지했다. 반면 전자상거래의 도입이 상대적으로 늦은 유럽 회사들은 안방시장을 외국 회사에 내주고 외국 업체들이 공략하기 힘든 식·음료, 의류, 여행 등 틈새시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조사 전문가들은 인터넷 거래의 비중이 높은 항공권 예약(5.3%), 컴퓨터(3.5%)와 책(1.6%), CD(1.2%)의 시장에서 미국 업체들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이미 50%를 상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국가별 점유율을 살펴봐도 미국 인터넷 회사들은 유럽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대국인 영국에서 작년 총 3억9000만여파운드의 실적을 올려 4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스웨덴, 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도 미국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최근 수직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에서는 아직 유럽대륙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거의 없어 미국업체들의 「안방 공략」을 막을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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