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12일 정보통신부 장차관을 내부승진형식으로 기용한 것은 앞으로 대통령 주도의 정보화정책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보화에 대한 식견을 갖춘 민간기업출신 경영인들이 입각, DJ정부의 최대 성과 중 하나인 정보화정책을 기안해왔다.
벤처열풍의 기반을 마련한 배순훈 정보통신부 장관과 사이버코리아21이라는 정보화마스터플랜을 기안한 남궁석 장관의 기용이 그것이었다.
민간인출신의 정보통신부 장관 기용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전문관료출신의 내부승진을 단행했다는 점은 앞으로 대통령 주도의 정보화정책을 펼쳐나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가능성은 사실 지난 1월 26일 대통령 내외신 국정운영방향 기자회견에서 일찌감치 감지됐었으며 김대중 대통령은 당시 정보통신대국 건설을 직접 주도할 것임을 밝혔었다.
이 같은 사실을 전제할 때 신임 안 장관과 김 차관은 이 같은 대통령 주도의 정보화정책 구현을 펼쳐나갈 최적의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안병엽 장관은 경제기획원, 재경원에 이어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장, 정보통신정책실장 등 요직을 거치면서 폭넓은 시각을 갖추고 있고 신임 김 차관은 폭넓은 대외관계와 함께 업무추진력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인물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정보통신부 내부직원들은 기존 조직의 안정 및 업무 연속성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다른 한편으로 전임 남궁석 장관의 총선 출마에 따라 단행된 이번인사는 특히 연말로 예정된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사업자 선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보통신부 및 통신업계는 안병엽 신임장관이 입각하게 된 데에는 현 정부 최대 이권사업으로 평가받는 IMT2000사업자 선정이 우선 고려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IMT2000과 직간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민간 전문 경영인이나 문외한에 가까울 수 있는 정치권 인사가 아닌 정통관료 출신이 내부승진형식으로 장관에 임명됨으로써 사업자 선정의 객관성 및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신임 장차관이 내부 승진함으로써 정보통신부는 실국장급의 연쇄 승진 및 보직 이동 인사가 예상된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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