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폰-만네스만 합병 영향

보다폰에어터치(http://www.vodafone.co.uk)가 시가총액(2261억달러) 세계 4위의 거대기업으로 거듭나면서 유럽과 미국 통신시장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BBC」 「테크웹」 등에 따르면 보다폰의 만네스만(http://www.mannesmann.com) 인수가 영·미권의 통신기업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M&A 등 여러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보다폰의 만네스만 인수에 가장 심한 압박감을 느낀 기업은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컴(BT). BT(http://www.bt.com)는 영국 최대의 통신업체라는 자리를 보다폰에 넘겨주게 됐고 주주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해 해외사업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

최근 BT는 영국 유선전화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고 인터넷과 이동전화사업 진출도 별 재미를 못보고 있다. BT는 해외진출을 위해 미국의 AT&T와 데이터서비스 합작사인 콘서트를 설립하기도 했지만 보다폰이 확보한 해외 사업망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BT는 해외시장은 물론 영국 시장의 위치에도 불안감을 느껴 해외 통신업체들과의 M&A를 적극 추진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영국뿐 아니라 미국 업체들에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통신업체들은 보다폰이 지난해 미국 업체인 에어터치 인수에 성공해 미국에서의 입지를 굳힌 데 이어 만네스만 인수를 통해 유럽과 미국 전역을 포괄하는 통신업체가 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업체들은 이동전화 가입자들의 관심이 사업자의 국적이나 통화품질에서 글로벌 로밍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유럽업체들과의 제휴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더구나 이동통신 환경이 유럽에 비해 뒤쳐진 미국의 통신업체 입장에서는 유럽의 유명 통신업체들과의 제휴가 절실하다. 또한 여기에는 제3세대 이동통신 기술방식을 놓고 유럽(GSM)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미국(CDMA)이 단독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는 어렵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한편 보다폰이 영국 3위 이동통신업체 오렌지를 분사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해외 통신업체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NTT(http://www.ntt.co.jp)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네덜란드의 KPN, 프랑스의 비방디 등이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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