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인터넷 인구 3000만시대 대응하자...하원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보기반연

국가경쟁력의 패러다임 변혁에 직면하여 우리 정부가 작금의 정보통신혁명만큼 선진국과 거의 보조를 같이 하면서 적극적인 정책목표와 전략을 제시한 전례도 일찍이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정부의 강력한 정보화 입국정책에 선행하여 일반대중의 인터넷 보급이 초고속 확산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96년 말까지만 해도 80만명 정도의 혁신적 이용자가 주도했던 국내 인터넷 인구는 매년 2배씩 증가하여 지난해 말 1000만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내년이면 2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인터넷이 국민의 필수품(Commodity)으로 정착될 것이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전국의 가정에 보급되는 2005년에는 3000만명에 달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고밀도 네트워크 인구를 포용하는 인터넷 대중화 시대를 대비하여 지금부터 우리는 어떤 정책을 준비하여야 할까.

첫째, 전자공간(Cyberspace)상의 건전한 시민이라고 할 수 있는 사이버티즌(Cybertizen : 電民)으로서의 인터넷 인구를 정착시켜야 한다. 사이버티즌은 유익한 정보와 지식을 생산하고 경제사회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인간형이다. 사이버티즌은 컴퓨터 등 정보시스템을 능숙하게 조작하는 차원을 넘어 인터넷 파워 등을 실제 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 리터러시,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지식정보 리터러시를 겸비한 성숙한 사이버시민이다.

둘째, 인터넷 인구 3000만 시대에 걸맞은 초고속 정보통신기반은 모든 국민 개개인에게 언제 어디서든 바로 그 자리에서 원하는 정보의 입수·처리·발신을 신속하고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보편적 고도 인터넷 컴퓨팅 환경으로서 FTTP(Fiber To The Person)를 지향함이 옳다. 현 단계의 초고속 정보통신망 개념은 모든 가정에 초고속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도록 하는 보편적 FTTH(Fiber To The Home)의 구축에 비중이 두어져 있다. 보편적 FTTP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서는 멀티미디어 유무선망, 디지털 방송망, 다양한 고정망과 이동망 등이 전자적 금융 및 물류기반 등과 마치 단일망처럼 입체적으로 연동되는 전자국토정보망 개념이 바람직하다.

셋째, 디지털TV·휴대단말기 등 정보가전과 메모리·CPU 등 전자기기에 내장된 디바이스까지 모든 기기가 인터넷에 대응 가능한 포스트 PC시대의 인터넷 환경을 겨냥한 국가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 이미 선진국은 현재와 같이 PC 중심의 인터넷 플랫폼 환경하에서는 인터넷에 접속 가능한 전자기기가 전체의 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식하에 인터넷 접속규모를 비약적으로 확대하는 SII(Scalable Information Infrastructure)프로젝트를 출범시키고 있다.

넷째, 정보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으면 정보가전이 제기능을 자동적으로 발휘하는 「플러그 &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전자주택의 개발과 건설에 관련업계의 공동대응이 요구된다. 전기콘센트에 플러그를 연결하고 스위치를 넣으면 각종 가전제품이 작동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상과 같은 전자주택이 보급되는 상황에서는 20세기식 전화회사 모델은 종말을 고하고, 광대역 파이프를 통하여 각종 정보를 수돗물처럼 쏟아보내는 정보 수도회사 모델로의 대전환이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된다.

마지막으로 이상과 같은 격변하는 정보통신 환경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기반의 정립이 절실하다. 통신과 방송의 이분법적 구도하에서 인프라 분리, 그리고 콘텐츠와 서비스의 배타적 제공을 용인하는 현재의 규제체제로는 세계 10대 정보강국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인프라와 매체의 교차융합과 상호소유 규제, 유연한 망간 상호접속 및 활용규제, 국내외 모든 사업자를 아우를 수 있는 개방적 공유규제체제 등을 수용하는 경제적 규제틀의 재구축뿐만 아니라 기존 매스미디어와 전자적 미디어와의 결합에 따른 「사상의 시장」에 있어서 새로운 규제이념과 제도를 정비하는 일이야말로 3000만 인터넷인구시대를 선도하는 정책자의 책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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