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킬러 애플리케이션 (87);디지털전략의 실행 (4)

 우리와 함께 작업한 기업들은 모두 이러한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과정의 수행방법을 나름대로 찾아냈다. 한 기업은 간부들끼리 팀을 구성해 그들에게 자금이 풍부한 외부인, 즉 신규업체와 기존 경쟁업체의 역할을 맡겨서 회사의 주력시장을 공략하고 가장 수익이 높은 고객분야를 빼앗아 올 수 있는 사업 계획을 짜도록 했다. 회사의 이면과 회사가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의 취약점을 잘 아는 이 팀들은 쉽게 연합전선을 형성해 실제로 회사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는 사업 계획서를 내놓았다.

 어떤 기업에서는 이러한 과정에서 보다 더 큰 집단의 상상력을 포착하기도 한다. 80년대 초반 애플 컴퓨터는 고품질의 비디오 테이프를 만들었는데 이는 앨런 케이의 작품으로 「다이나북(Dynabook)」이라고 불렀던 뛰어난 퍼스널 기기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 비디오는 가까운 미래의 생활을 보여 주었는데 그것은 약속을 관리하고 영상회의를 하며 전세계 컴퓨터에 내장된 데이터를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소형 개인용 컴퓨터의 사용이 보편화되는 것이었다. 우리는 애플이 상상했던 많은 것이 현실화된 지금도 이 비디오 테이프를 자신의 벽에 갇혀 과거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에 보여준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고객 서비스 부서도 이와 비슷하게 전반적인 서비스 기능의 새로운 개념을 재인식하고 기술이 어떻게 서비스를 향상시켜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비디오를 제작했다. 여기에는 고객 서비스 담당자들에게 서비스의 연혁을 알려주고 고객과 헤어지기 전에 상품과 서비스를 하나라도 더 추천하게 만드는 학습 인터페이스가 포함돼 있었다. 이 테이프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내부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정작 그들은 자신들이 내놓은 유망한 아이디어의 대부분을 따르지 못했지만 현재 그 아이디어의 많은 부분이 카탈로그 판매나 홈쇼핑 업체의 고객 서비스 업무에 표준이 되었다.

 비디오 테이프는 비전을 기록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며 거기에 애써 공들일 필요는 없다. 세부적인 것은 중요하지 않다. 현실이나 물리적 법칙도 역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5년 후 기업이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지에 관한 강력한 아이디어를 한 개 이상 고안해 내는 것이다. 서로 모순되는 아이디어를 포함해서 말이다.

 대기업이나 복합기업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기획과정을 처리하기 쉬운 단위로 쪼갤 필요가 있다.

 맥도널드는 세 가지 전략 -고객 편의, 고객 가치, 최적의 운영 -에 근거해 미래 시나리오를 개발했다. 또 각각의 전략을 위해 칼 딜이 이끄는 정보시스템 부서가 있었다. 디지털 전략 프로젝트팀은 이 팀들과 협력해 대담한 새 아이디어를 내놓았는데 딜은 본능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이란 것을 알아챘다.

 먼저 디지털 전략팀은 세 팀의 현재 계획을 검토하고 팀의 전략을 추진하는 데 있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새롭게 부상하는 디지털 기술의 목록 초안을 작성했다. 디지털 전략팀은 매장 운영의 개선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평가하면서 수립한 프로젝트가 회사의 전반적인 사업방향과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또 운영팀은 매장의 성격을 소형 생산시설로 규정지었다. 즉 매장을 지원하는 일련의 생산시스템 -재고관리, 생산계획, 재무관리, 판매시점관리(POS) -을 향상시키는 데 역점을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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