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을 경험한 인류는 이제 정보기술에 의한 21세기 디지털혁명의 신새벽을 맞고 있다.
디지털혁명시대에는 일상생활과 경제활동 등 모든 분야에서 일대 변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혁명의 파급속도도 과거 산업혁명시대의 인류문명 발전속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산업혁명시대에 전기와 전화가 발명돼 보급되는 데는 각각 10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컴퓨터와 인터넷은 20∼30여년 만에 세계 곳곳으로 확산됐다. 이 가운데 인터넷의 경우 월드와이드웹(WWW)이라는 실용기술이 보급된 지 불과 몇년 만에 지구촌 인류문명을 좌우하는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디지털환경은 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그러나 인류에게 위협보다는 보다 새롭고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내주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제국의 건설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가능해진 사이버세계에서는 인터넷을 매개체로 한 이용자들에 의해 권력·부·명예·국토가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또 산업사회에서는 자본과 노동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지만 사이버세계에서는 지식이 국가와 기업의 부와 경쟁력 창출의 핵심원천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식의 적절한 활용이 기업과 국가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우리 주변에서는 21세기 사이버세계의 패권을 두고 사이버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세기에 누려온 세계 리더의 위상과 역할을 유지하고 이를 강화하려는 선진주자와, 디지털혁명의 대열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후발주자간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집트와 로마시대 이후 지난 세기까지 인류역사를 주도해온 인물들은 대부분 정치가와 군인 또는 학자들이었다. 그러나 21세기 디지털제국을 이끌 영웅은 빌 게이츠와 손정의 같은 인물이 될 수밖에 없다. 패권국가들 역시 GE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 일류기업에 서서히 그 역할과 위치를 물려주고 있다.
빌 게이츠 회장은 불과 사반세기 만에 「소프트웨어 제국 마이크로소프트」를 건설했다. 앞으로 300년간은 인터넷제국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단언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도 있다. 사과 궤짝에 올라서 1조엔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는 거창한 포부를 밝힌 그는 「세계 최고의 사이버금융 제국」을 꿈꾸고 있다. 아메리카온라인(AOL)도 거대 제국을 꿈꾸며 전세계로 인터넷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 국내 기업들 역시 전자거래를 통해 디지털제국의 꿈을 키우고 있다. 꿈을 현실화하는 데는 앞으로 눈 앞에 펼쳐질 디지털시대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가상의 영역을 어떻게 활용하고 전세계로 확대하는가가 관건이다.
사이버세계에서는 방대한 정보가 「생각의 속도」로 전세계에 전파된다. 기업들은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경쟁기업보다 빨리 습득하고 활용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주변 환경의 변화가 매우 빠르고 불규칙해졌다. 따라서 주변의 환경을 얼마나 정확히 판단하고 얼마나 적절히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즉 비즈니스의 성공요소가 매일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도록 단련시키는 것이 필수적인 시대가 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꼽히는 잭 웰치 미국 GE 회장도 지난해 방한때 『변혁의 시대에 기업의 변화를 이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스피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성공적인 기업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미래예측을 잘 하느냐」보다는 「얼마나 신속하게 변화에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기업들이 신속성만 갖춘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게 아니다. 디지털환경과 인터넷이라는 광맥에서 보다 많은 금을 채굴할 수 있기 위해서는 독창성과 창의성을 갖춘 질높은 서비스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국내 기업들 역시 변혁의 급류를 잘 활용해 디지털과 인터넷을 기업경쟁력 강화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디지털의 이점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인프라 구축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사업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이에 맞는 경영전략, 유연한 조직구조 및 교육 등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자들도 디지털기술의 변화를 꿰뚫고 전문화와 세계화를 동시에 추구하려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디지털혁명이 몰아올 변화에 마지못해 끌려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새 세기를 맞는다면, 우리 기업들에서도 사이버시대의 새로운 광개토대왕이 출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이버시대의 광개토대왕은 정치가나 군인이 아닌 기업가가 돼야 함은 물론이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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