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가치사슬을 파괴하는 세력은 생산 과정의 양끝에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다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과 그것을 분배하는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면 중간업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2장에서 언급했듯이 이들은 기업축소의 법칙에 가장 취약한 그룹이다. 왜냐하면 이들의 가치라는 것이 거래비용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래비용이 감축되면 중간업자들의 필요성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중간업자는 아마도 오늘날의 산업구조를 붕괴시키는 킬러앱에 가장 취약한 존재일 것이다. 창고업자들은 그들의 고객인 소매업체들이 택배업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물건을 공급하자 처량해졌다. 재무정보를 통합하는 일이 주 업무였던 경리계 역시 은행들이 그 일을 온라인으로 무료 제공키로 하면서 딱하게 되었다. 이러한 중간업자의 소멸은 수년간 학계와 업계의 연구주제였다. 중개업자에서부터 홍보담당자, 변호사, 도매업자, 창고업자, 여행사, 보험 중개인 및 기타 2차 마케팅 담당자들은 결국 도태될 것으로 예견돼 왔다.
그러나 많은 분야에서 이 중간업자들은 여전히 건재함을 입증하고 있다. 기다란 사슬은 끊어져 가지만 그들은 새로운 배열로 다시 사슬을 연결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 그럴까. 우리는 몇몇의 중간업자들과 함께 작업을 해 본 결과 급격한 변화가 중간업자들의 사업을 변모시켰을 뿐 파괴하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도매업자들의 경우 얼마동안 상당한 침체를 겪게 되었는데 문제는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그에 대한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 사이에 심각한 단절이 생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중간업자들은 편의상 자신들이 취급하는 상품에 대해 수수료나 백분율, 또는 원가에 대한 가산액에 근거해 요금을 부과한다.
그런데 제조업체나 소매업체들은 자신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이 요금을 낮추려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은 중간업자들이 그들의 이름 값 이상을 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트럭과 창고, 집하장 등의 과정을 거쳐가는 상품 및 서비스에 가치를 부여한다.
이제 중간업자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현재 사업모델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힘을 성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역 시장이 세계시장으로 변하면서 소매업자들은 급속히 늘어나는 세계적 규모의 다양한 공급업체들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그들은 도매업체의 필요 없이 적은 비용을 들여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창고업자들도 저렴한 컴퓨터와 대규모 정보 네트워크, 위성이용 위치측정시스템(GPS:Global Positioning Satellites), 그리고 무어의 법칙 등으로 무장하면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세계적인 택배운송 네트워크의 위협을 받고 있다. 물리적인 비용과 지리적인 제약을 안고 있는 모든 종류의 중개인들은 고객을 대신해 인터넷을 항해하면서 최상의 거래조건을 찾아낼 수 있는 전자 중개인들과의 경쟁에 갑자기 내몰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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