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천 YTC텔레콤 사장
18세기에 일어난 산업혁명은 잘 알려져 있듯이 리처드 아크라이트의 방적기와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으로 촉발됐다.
두 사람은 이미 발명돼 사용되던 기계의 상업적 가치를 발견하고 크게 개량해 실용화했다. 엄밀한 의미에서 두 사람은 「개량화」 혹은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셈이다.
리처드 아크라이트는 교육이라고는 거의 받아보지 못했지만, 스스로 아이디어를 가미해 훌륭하게 방적기를 개량했다. 그는 특허받은 자신의 기계를 제조, 판매해 당대의 거부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왕실작위를 받는 등 명예와 부를 한껏 누렸다.
증기기관이란 것도 사실은 제임스 와트가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해오던 것이었다. 그런데 젊은 기계기술자인 와트가 오랜 경험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증기기관의 열손실을 막고 연료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면서 역시 독점 생산권을 획득했다.
오늘날에 비춰보면 두 사람은 벤처기업가다. 산업혁명이라는 인류사의 큰 획도 결국엔 발전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적 진전을 도모하는 도전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산업사회를 지나 지식기반의 정보사회를 맞고 있으며 바야흐로 정보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정보산업이야말로 미래 희망의 등대다. 이러한 정보사회의 근간이 될 정신으로 벤처정신이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벤처정신은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정신」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움을 좇아가는 용기와 불굴의 의지가 담긴 사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정보시대는 산업사회와 달리 벤처정신에 단순한 용기와 의지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광대한 정보의 가공과 조합을 통해 현상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미래사회에 대한 예견능력까지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맞이하는 정보사회로의 변혁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18세기 산업혁명의 도도한 흐름속에서 기존의 봉건질서가 하나하나 허물어지듯, 산업사회의 온갖 영화도 역사적 유물로 전락하는 과도기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질서재편의 중심에 우뚝 서있는 것이 벤처기업이고 벤처정신이다.
이제는 이들 벤처기업에 의해 세계경제가 상당부분 좌지우지된다. 이들의 모습에는 공통적으로 환경에 신속히 적응하기 위한 이노베이션이 체질화되어 있다. 이노베이션이란 로사베스 모스 칸터의 말처럼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조와 그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디어가 상업적 수익으로 전환되는 것이 이노베이션인 셈이다. 이노베이션이 기업에서 성공하려면 아이디어 변환(Idea Conversion)을 자극하고 후원해주는 조직적 환경을 만들어야만 한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많은 사람과 큰 조직이 아니다. 창의력을 가진 소수정예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얀센의 창립자 폴 얀센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창의적인 인재와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지식경영의 모습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벤처기업의 성공요소는 「아이디어」이고, 그 아이디어의 가치는 기존 조직의 이노베이션이나 그 근간이 되는 조직의 생성을 통해서만 그 가치가 배가된다고 볼 수 있다.
바야흐로 우리는 개인과 조직의 이노베이션이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는 시대를 맞고 있다. 벤처정신으로 21세기를 헤쳐나갈 생존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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