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올해 컴퓨터하드웨어 시장은 전반적으로 호황을 누렸다고 할 수 있다. 제품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지난해 IMF 시기와는 달리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부신 성장을 이룩한 것은 PC분야. 지난해 혹독한 IMF한파와 경제 침체속에서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국내 PC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고속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80년대 후반 이후 「제2의 호황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또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0만대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IMF 한파 이전인 지난 97년 190만대를 넘어선 것이며 지난해 130만대에 비하면 엄청난 성장이다.
특히 수출분야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달성했다. PC는 국내 수출5대 품목으로 진입할 만큼 급성장해 새천년에 국내산업을 선도할 수출 효자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국내 PC수출은 금액기준으로 3조원이다. 수량을 기준으로 하면 500만대에 이른다. 이는 삼보컴퓨터를 비롯, 대우통신 등 국내 주요 PC제조업체들이 해외에 현지법인을 잇따라 설립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의 초대형 수출계약을 많이 따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80년대 후반과 90년대초 기록한 연평균 규모와 비교해볼 때 무려 50배의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 국산 PC의 세계시장점유율은 내수와 수출을 합칠 경우 연간생산물량 700만대로 10%대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부동의 세계 제1 PC 생산기지의 아성을 구축해온 대만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국내 PC산업은 이같은 커다란 변화도 있었다. 우선 지난해 IMF 한파를 거친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조직 슬림화와 분사가 이루어졌고 PC시장이 전체적으로 대기업 위주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지난 90년대 중반 전체시장에서 3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시장의 한 축을 이루던 조립PC업체와 상가업체의 점유율이 10%대로 떨어졌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IBM·대우통신·현대멀티캡 등 5강업체를 중심으로 대기업 PC업체의 시장점유율이 80%를 넘어섰다.
여기에다 올해에는 PC 저가화 추세도 더욱 뚜렷해졌다. 한때 200만원대를 호가하던 표준사양 PC의 경우 100만원대 이하로 떨어졌다. 더욱이 이같은 가격하락은 지난달 인터넷PC의 등장으로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추세다.
또 올들어 주목할 만한 것은 새로운 개념의 마케팅이 성행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PC업계들은 수요확대를 위해 PC통신서비스, 인터넷서비스 사업자와 공동으로 PC를 판매하는 일명 「프리PC」사업을 전개했으며 출판사, 체인사업자 등 이종업종과 연계마케팅을 수행했다.
중대형컴
중대형컴퓨터 산업은 올해 IMF 이후 동결됐던 정부, 공공기관, 기업들의 IT 투자가 재개되면서 완전한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은 최악의 상황이었던 98년에 비해 올해 매출목표를 공격적으로 수립했지만 대부분 목표를 초과해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중대형컴퓨터 시장이 98년에 비해 적어도 50% 이상 규모가 늘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올해 중대형컴퓨터 시장이 크게 확대된 것은 당연히 금융권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IT투자가 재개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전산시스템 대체와 백업 수요, 증권회사들의 사이버금융 수요, 통신업체들의 가입자 수 증가에 따른 용량증설, 여기에 인터넷업체들의 대대적인 전산투자 등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대형 서버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팽창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보다는 대형 시스템수요가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으며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량이 폭증하면서 스토리지 시장도 지난해에 비해 배 이상 급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국내 전산환경이 클라이언트 서버 중심에서 서버통합환경으로, 단일벤더에서 멀티벤더로 이전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커다란 변화 가운데 하나다.
이같은 현상은 IMF 이후 경비절감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중대형컴퓨터 시장에 만연하고 있는 가격파괴 경쟁을 가져온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메인프레임 시장에서는 IBM메인프레임 호환기종인 히타치와 암달기종이 금융권의 백업용으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판매가 크게 늘었으며 유닉스 시장에서는 한국썬의 독주 속에 한국IBM과 한국HP의 치열한 공방전이 올 한해를 뜨겁게 달구었다.
특히 대형 유닉스 서버시장의 경우 올 하반기 한국IBM이 신제품 출시와 함께 가격파괴를 주도하면서 시장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고 여기에 한국컴팩과 한국후지쯔도 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내년에도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주변기기
올 주변기기 부문도 PC 수출물량 대폭 확대에 힘입어 큰 성장을 이룩했다. 지난해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던 내수부문은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증가에 힘입어 IMF 이전 규모를 회복했다는 게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지난해 140만대 규모를 형성했던 국내 모니터시장은 올해 210만대로 급팽창했다. 이는 모니터가 PC에 탑재되는 주변기기인만큼 PC시장과 유사한 수준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모니터 시장은 대형화 추세, 고부가가치화가 급속하게 전개됐다.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15인치에 이어 17인치와 19인치 제품이 새로운 주력으로 급부상했다.
아울러 기존에 CRT모니터 위주에서 벗어나 평면모니터,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 등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기반이 크게 넓어졌다. 특히 평면모니터의 경우 올해 IMRI, 한솔전자, 현대전자가 새로 가세했다.
CD롬 드라이브 분야의 성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CD롬 드라이브 업체 가운데 LG전자는 CD롬 드라이브와 CDRW 드라이브,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부문에서 약 5억80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800만대의 CD롬 드라이브를 생산했으나 올해는 2000만대를 돌파,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월 2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올 한해 동안 1700만대의 CD롬 드라이브를 생산, 지난해 비해 200%를 훨씬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50만대의 CD롬 드라이브를 생산해 2억8000만달러의 매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CD롬 드라이브를 대체할 CDRW 드라이브 시장도 올들어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다. 올해 CDRW 드라이브 세계시장 규모는 1500만대다. 국내 시장의 경우 약 9만대의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관련업계는 파악하고 있으며 LG전자가 이 가운데 약 5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밝혀졌다.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시장은 내수시장에서만 230만대 규모를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IMF로 인한 국내시장 침체여파로 HDD 업계는 상반기까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삼보컴퓨터를 비롯, 대우통신이 수출위주의 PC 공급정책을 펼치면서 수출물량이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수출PC에 장착되는 HDD까지 합칠 경우 추가로 약 200만∼300만대 규모의 HDD가 공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국내 HDD시장은 상반기 소매시장에서 10GB 벽을 돌파한 이래 대용량 HDD의 공급량은 크게 늘어난 대신 가격은 상대적으로 떨어진 추세를 보여줬다. 또 세계 3위의 HDD 공급업체인 웨스턴디지털이 소매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 신규로 뛰어들어 소매시장에서의 경쟁체제가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프린터 시장도 이와 별로 다르지 않다. IMF 이전의 수준까지 시장이 회복된 것으로 관련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국내 프린터시장은 레이저프린터를 포함해 약 170만대 수준에 이른다. 지난해에 비해 두배 이상의 성장을 이룬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특히 잉크젯프린터의 경우 포토 프린터시장 확대추세와 컬러잉크젯프린터를 교체하려는 대체수요에 힘입어 약 150만대의 시장규모를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컴퓨터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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