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개인통신 세상이 열린다.」
이는 지난 9일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이 생활무전기 「토크어바웃」(Talkabout)을 출시,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내세운 자신감이다. 모토로라측은 올해 약 4만대(40억원)에 불과한 국내 생활무전기 시장이 내년 10만대, 5년 이내에 1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단 국내에서는 지난해 정보통신부가 제2생활무선국을 허가함에 따라 별도의 무선국 허가나 전파사용료 없이 생활무전기를 상품화하거나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이동통신수단과 전혀 다른 시장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가입자수 2200만명 시대를 연 이동전화의 위세 앞에서 어느 정도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긍정론=미국의 생활무전기 시장은 지난 97년 80만대, 98년 250만대로 성장하는 등 약 2억5000만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동전화의 틈바구니를 비집는 상품이 아닌 독자상품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생활무전기는 궁극적으로 등산, 낚시, 사이클링, 캠핑 등 여가문화로부터 수요가 창출된다. 물론 일상생활에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다. 특히 건전지 몇 개만 구입하면 통화료나 전파이용 허가에 대한 걱정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따라서 모토로라측은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기는 신세대와 가족을 지향하는 마케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부정론=무엇보다 이동전화의 강력한 시장방어력이 문제다. 웬만한 생활무전기 사용처는 이동전화로도 충분히 소화된다. 생활무전기는 이동전화 기지국이 없는 오지에서나 유용하다. 그것도 약 3㎞이내 가청거리 안에서다.
예상판매 가격도 비싼 편이다. 모토로라의 「토크어바웃」은 건전지타입이 16만원, 충전기타입이 19만5000원이고 경쟁사들의 제품도 10만원대에 달한다. 이 정도 가격이면 웬만한 이동전화 신모델을 마련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들은 통화거리와 쓰임새가 제한적인 생활무전기보다 이동전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업체로서도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이 부담이다. 소비자에게 생소한 제품을 인기상품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당분간은 적자를 불사하는 홍보가 필요한 것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모토로라의 생활무전기 시장 진출로 관련시장의 규모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지만, 그 성공여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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