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말을 대표하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는 그의 공상과학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시공을 초월하는 강력한 엔진을 가진 이른바 타임머신형 자동차를 등장시켜 관객들의 혼을 앗아갔다. 이른바 타임머신격인 그 고물자동차는 상상을 초월하는 출력으로 빛의 속도보다 더 빨리 날아가 과거와 만나게 해주거나 미래의 모습을 미리 보여준다.
「백 투 더 퓨처」 영화가 현실로 될 수 있을까.
대답은 예스다. 시간이 문제지만 실현될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앞선 과학자들은 이미 이론적으로 이를 증명했으며 실제로 실물제작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22년째 항해하고 있는 태양계 탐사선인 「보이저 1호」를 단숨에 추월할 수 있는 획기적인 플라즈마추진시스템이 미국 워싱턴대학교 로버트 윙글리 교수팀에 의해 머지 않아 선보일 전망이다.
우주를 넘나드는 디스커버리호보다 우주에서의 속도가 10배나 빠른 새로운 추진 시스템인 「M2P2」가 개발돼 적용되면 이처럼 꿈같은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할지 모른다. 미국 정부에서 2년 동안 우선 50만달러의 연구비를 받아 개발에 착수한 이른바 플라즈마엔진(MiniMagnetospheric Plasma Propulsion)이 실험실 연구와 우주에서의 시험에 성공할 경우 앞으로 10년 안에 이 엔진을 장착한 우주선이 발사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인류가 만들어낸 발명품 가운데 처음으로 태양계를 떠나는 물체가 될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되고 있다.
지난 77년에 발사된 보이저 1호는 현재 지구에서 108억㎞ 떨어진 곳을 항해중인데 22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태양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현재 플라즈마 엔진의 모델을 개발, 워싱턴대 레드먼드 플라즈마 물리학 실험실에서 테스트를 준비중이다. 시스템에는 대략 25×25㎝ 항아리 크기의 우주선에 장착할 플라즈마 체임버가 사용된다. 이 체임버에 부착된 태양전지와 솔레노이드 코일이 고밀도 자성 플라즈마나 아니면 이온화된 가스를 만들어내게 되는데 여기서 만들어진 플라즈마나 이온들은 우주선을 중심으로 반경 16∼20㎞ 크기의 거대한 자기장을 형성하게 된다.
이때 형성된 자기장과 우주 태양풍의 상호작용으로 우주선이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데 자기장은 마치 태양풍 속에서 거대한 돛의 역할을 하게 된다. 태양풍은 시속 약 125만∼288만㎞의 속도로 움직이는데 이는 미국 서부 시애틀에서 동부 워싱턴까지 10초 안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또 120㎏의 우주선을 시속 29만㎞, 하루에 688만㎞의 거리를 보낼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 정도의 속도를 내는 M2P2 우주선을 만약 오늘 발사한다면 22년 전에 발사된 보이저 1호를 8년 안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운용중인 우주왕복선은 대략 시속 2만9000㎞의 속도로 하루에 69만6000㎞ 정도를 항해하니까 엄청나게 빠른 셈이다. 원래 M2P2에 대한 아이디어는 젊은 별 주위에서 형성되는 플라즈마젯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됐는데 태양빛을 추진력으로 사용하는 마일라(Mylar) 같은 매우 크고 얇은 반사 물질인 태양돛에 비해 훨씬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다.
M2P2는 원자이동이라는 초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영화광들을 자극하는 스타워즈와 같은 공상 과학영화를 보고 자란 신세대들에게는 시시하겠지만 초광속 여행은 현재의 물리학 법칙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어도 플라즈마 추진방법은 영화속에 나오는 우주선 추진시스템을 대신할 최선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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