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윤기 아이엠아이 차장
지난 98년 설립한 아이엠알아이의 평양 컴퓨터용 모니터 임가공 공장에는 북한의 최고 명문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교나 김책공업대학 출신의 고급 기술진들이 다수 배치돼 있다. 여성 근로자들도 고등학교와 전문대 수준의 학력자들이다.
북한 기술진과 근로자들은 남한에서 생각하던 것과 달리 생산성과 노동 집중력 등 개인의 자질이 우수하고 자료의 판독력과 이해력이 뛰어나다. 필자가 아이엠알아이의 평양 현지공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제품에 대한 기술교육도 효과가 매우 컸다. 이는 평양공장의 제품 불량률이 1%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실히 입증되고 있다.
현재 평양 공장의 기술진들과는 「기술교육」 단계를 벗어나 「기술협의」 단계에 와 있다.
특히 북한 기술진들은 부품의 회로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 등 기초분야가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아이엠알아이만 해도 현재 북한 기술진들과 부품 회로최적화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기술자들과 언어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것도 북한만이 갖는 장점이다.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는 6개월 정도가 걸리는 기술교육을 길어야 3개월안에 마치고 본격 생산할 수 있었다. 기술교육이 그만큼 쉽고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기업의 현지화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현지 언어와 문화에 대한 적응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인을 채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이런 단계들이 모두 생략된다.
북한측은 가격경쟁력 없이 근로자들만 많이 투입하는 의류·봉제·피혁 부문에 매력을 못 느끼는 것 같다. 반대로 전자부문은 북한에 전기·전자 기술력이 남고 이를 바탕으로 자체 생산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남한 기업들의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즉 북한으로서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도 설비를 들여오고 기술을 쌓을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이 자체적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개발하고 생산한다면 아마 6년내지 7년이 소요될 것이다. 그렇다고 현재 북한 당국이 전기·전자분야라고 해서 특혜를 주고 있지는 않다. 북한 당국의 지원을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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