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교환기 사업 살린다

 삼성전자의 음성교환기 사업의 향배는.

 삼성전자가 최근 조직개편 등을 통해 향후 3∼4년간 TDX로 대변되는 음성교환기사업을 유지하는 한편, 다양한 방법으로 활로를 모색키로 결정,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사실 국내 교환기업계는 지난달 실시됐던 한국통신의 내년도분 음성교환기 1차 입찰에서 루슨트사의 5ESS기종이 선정되면서 사업축소설을 내비치면서 사업을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를 탔다. 삼성전자는 그 가운데 대표적 기업이다.

 그러나 삼성측은 최근 조직재편을 통해 이 분야를 맡은 네트워크 사업부 중심으로 음성교환기사업과 함께 데이터교환기 사업을 병행하는 적극적이고 유연한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교환기산업 환경변화에 대처키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향후 교환기사업 전략은 향후 5년간 500만회선 규모로 예상되고 있는 반전자교환기 대체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데이터교환기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데이터교환기 전성시대 도래 시점까지는 음성교환기 시장에서 최대한 버티는 한편 데이터교환기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활로를 모색한다는 절충식 전략이다.

 우선 음성교환기 사업부문에서는 지난 96년 시작한 개방형 교환기 연구개발을 가속화, 이 성과를 바탕으로 통신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데이터 위주로 급변하는 통신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개방형 교환기 개발의 성과는 오는 2001년 중반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올초 자체 검증을 마친 이른바 개방형교환기는 서버개념의 다기능 통신지원 기능형 교환기로서 다양한 통신용 SW블록을 통해 기존의 음성교환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품이다. 기존의 음성교환기를 초기 컴퓨터시스템의 더미터미널로 본다면 이 제품은 더미터미널의 서버 교환기롤 볼 수 있는 개념으로 개발되는 것이다.

 삼성의 음성교환기 사업부문 버팀목을 개방형 교환기로 본다면, 데이터분야에서는 자체 개발한 비동기전송모드(ATM) 전용 교환기인 「스타레이서」를 통해 개척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올초 미국 텔리전트사와 ATM교환기 96개 시스템을 공급키로 계약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최근에도 이 회사로부터 내년도 물량 200∼300대를 추가로 공급해달라는 의향서를 받으면서 수출확대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네트워크사업부의 지영만 이사는 『이같은 두가지 중기 전략을 통해 장기적으로 펼치기 힘든 음성교환기사업에서 자생력을 확보하는 한편 데이터 중심의 교환기를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실 국내 음성교환기 사업은 정부의 미국에 대한 통신개방 방침확정 이전까지는 온실속의 산업이었다. 그러나 이후 통신거인인 미국 루슨트의 등장으로 내수시장에서도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최근 대우통신으로부터 TDX100 기술이전을 마친 삼성전자는 향후 한국통신(KT)의 인증을 마치는 대로 내년 초까지 5차례로 예정된 내년도 음성교환기 입찰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음성교환기 사업 자체를 장기적으로 가져가기 힘든 환경에서 기존의 투자성과를 살리면서 통신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제품개발 투자엔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다.

 최근 교환기업계의 구조재조정 분위기 속에 사업축소설에 휩싸였던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사업의지는 새삼 관련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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