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드클라우드 마크 앤드리슨
사이버세계의 1등 항해사를 꼽는다면 단연 마크 앤드리슨(28)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라는 웹브라우저 하나로 불멸의 이름을 남긴 주역이기도 하다. MS와의 브라우저 싸움에 패한 셈이지만 아직 서른도 되지 않은 AOL의 CTO 마크 앤드리슨의 미래는 사이버스페이스처럼 무한한 가능성으로 열려있다.
앤드리슨은 주민이 1500여명밖에 안되는 아이오와주 시골도시 출신이다. 유복한 가정환경 덕택에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빌 게이츠와는 달리 그는 씨앗 판매상인 아버지와 공장 근로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보통의 시골청년으로 자랐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그는 프로그램 천재였다.
8살때 집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베이식 프로그래밍을 독학한 앤드리슨은 6학년이 되자 도서관의 컴퓨터로 첫번째 작품을 완성했다. 수학 숙제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누군가 눈치없이 전원을 꺼버리는 바람에 물거품이 됐다. 그날 실망한 앤드리슨은 부모를 졸라 TRS80 컴퓨터를 한대 샀다. 이 컴퓨터로 그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고등학교때는 여학생들에게 최고로 인기있는 캠퍼스 스타가 됐다. 일리노이주립대에 진학해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던 앤드리슨은 92년 국립슈퍼컴퓨팅응용센터(NCSA)에서 시간당 6.85달러를 받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평소 지구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인터넷에 대단한 매력을 느끼고 있던 그는 개발 착수 6주 만에 웹브라우저의 원조격이었던 「NCSA 모자이크」를 완성했던 것.
앤드리슨의 신화창조는 미국 최고의 천사자본가 짐 클라크 넷스케이프사 회장(전 실리콘그래픽스 회장)과의 운명적인 만남에서 비롯된다. 당시 자신이 창업한 실리콘그래픽스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클라크 회장은 벤처캐피털리스트 존 도어의 권유로 다음 행보를 앤드리슨과 함께 하기로 결정한다. 전자우편을 통해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드디어 94년 4월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자본금 400만달러로 벤처기업을 창업한다. 당시 회사명은 모자이크커뮤니케이션스. 그 해 10월 웹접속 프로그램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 1.0 시험판은 네티즌을 열광시켰다. 95년 8월 주식이 상장되자 앤드리슨은 하룻밤 사이에 24살의 백만장자가 됐다.
넷스케이프가 AOL에 인수되면서 잠시 CTO 자리를 맡았던 앤드리슨은 최근 새로운 벤처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9월 그는 넷스케이프의 전 동료 벤 모리츠와 함께 라우드클라우드사를 공동 창업했다. 라우드클라우드는 벤처캐피털회사나 컨설팅서비스업체는 아니다. 현재 이 회사에 대해 공개된 사실은 7∼8개의 서버를 운영하는 인터넷업체들이 좀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기술 및 경영자문을 해준다는 기본 콘셉트 정도다. 넷스케이프를 비롯, 프런티어글로벌센터·모건스탠리·인포시크·시스코 간부 출신의 인재들이 라우드클라우드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리슨은 이제 어딜 가나 유명인사다. 193㎝의 거구로 유난히 흰 살결에 금발머리의 그는 외모부터가 눈에 띈다. 체격과는 달리 앤드리슨은 인터뷰 도중에 종종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어린아이 같은 웃음을 터뜨린다. 그는 무명시절 그대로 피자를 즐겨 먹는 전형적인 X세대다. 카키색 티셔츠와 청바지는 그의 트레이드. 성룡이 나오는 B급 액션영화를 즐겨 보고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스티븐 시걸이다.
매일 새벽 3시까지 E메일을 하고 무비라인에서 영화표, 아마존에서 책을 산다.워싱턴의 저택에서 세마리의 불도그와 함께 산다. 애견과 산책 나가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수천장의 CD를 가진 클래식 음악마니아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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