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 경품 자제해야

 최근 일부 인터넷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경품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은 잘못된 소비심리와 사행심 조장은 물론 개인 정보유출, 시장혼란, 업체간 과열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되는 사안이다. 인터넷업체들의 경품행사는 한동안 업계의 자제 분위기로 잠잠했으나 일부에서 억 단위의 경품과 대규모 광고물량을 쏟아붓자 너나 할 것 없이 유사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인터넷업체들의 경품행사는 고액의 경품마케팅이 당장 큰 돈이 들지 않는 데다 웹사이트 쇼핑몰이나 유료정보의 이용을 부추기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듯하다. 이런 탓인지 지난 한달 동안 인터넷 경품행사는 1억원 이상 되는 곳이 30군데를 넘어섰고, 전체 규모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인터넷업체들의 이런 경품행사는 네티즌들의 관심을 유발시키는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언뜻 보기에 국내 인터넷시장을 확대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최근 해외 유력 포털사이트들이 경쟁적으로 국내에 상륙한 시점이어서 경품마케팅 도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경품마케팅을 통한 인터넷사업 확대가 과연 올바른 해법인가는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나친 경품은 네티즌의 잘못된 소비심리와 사행심을 조장하는 것은 물론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원인이 된다. 또 네티즌들의 기대심리를 높여 업체들로 하여금 더 큰 경품을 내놓지 않으면 안되도록 하는 등 그 폐해가 적지 않다. 우리는 그동안 경품행사에 따른 이같은 부작용과 폐해를 여러 차례 지적해 왔다.

 이 시점에서 새삼 경품마케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경품을 타기 위해 쉽사리 신상정보를 제공하고 설문조사나 퀴즈에 응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들어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이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업체들도 경품행사에 매달리는 것은 결국에 인터넷시장 자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인터넷은 PC통신과 달리 무료로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이탈이 가능하고 이중·삼중으로 가입하는 「중복 가입자」도 많다. 때문에 가입자만을 앞세워 유명 사이트인 것처럼 내세우는 것은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엄청난 규모의 경품을 내걸고 열띤 회원확보 경쟁에 나선 곳은 주로 대자본을 앞세운 인터넷업체들이다. 자본력에서 열세를 보이는 중소 인터넷업체들의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는 등 과당 경품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대형 인터넷업체들은 과당 경품제공을 자제하고 네티즌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인터넷업체들의 사업확대는 인터넷이 붐을 타고 있는 만큼 그 열기가 수그러들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국내 인터넷시장이 거품을 없애고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려면 업체들은 경품과 같은 사행심 조장보다는 착실히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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