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 "새천년 비전" 무얼 담았나

 오는 2005년 외형 25조원의 선진 통신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한국통신의 새천년 비전은 국내 최대 기간통신사업자의 밀레니엄 구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뼈대를 이루는 중심내용이 「사람만 제외하고 모두 바꾸겠다」는 파격적인 것이어서 한국통신의 밀레니엄 행보가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은 물론 장비 부품업계에까지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통신의 환골탈태는 「전화사업자」에서 「정보유통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발표에서 극명하게 보여준다. 지난 100년 동안 한국통신의 모든 것을 규정해왔던 음성전화 사업은 2005년 매출 기준 45%라는 절반 이하의 비중으로 떨어지고 인터넷과 데이터통신은 36%로 성장하게 된다.

 이는 한국통신이 밟아야 할 당연한 순서처럼 보이지만 뒤집어보면 현재의 정보기술(IT) 시장상황과 관련, 한국통신의 위기감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나타내준다.

 한국통신은 기간망을 갖고 있지만 사양길에 접어든 음성전화에 매달려왔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인터넷과 데이터통신 시장은 상대적으로 대응이 늦었다.

 게다가 최대 유망시장인 이동통신서비스에는 아예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새로운 밀레니엄에는 현재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는커녕 LG나 SK 등 후발 종합통신사업자에 밀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했고 실제로 일부 경쟁사들은 『변신하지 못하는 한국통신은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이번 비전 발표는 바로 이같은 위기감과 지적에 대한 한국통신의 대답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통신이 인터넷 및 데이터통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경우 시장은 곧바로 요동칠 것이 분명하다. 워낙 막강한 망, 인력, 운용 노하우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기존 기업들은 바짝 긴장하면서도 한국통신이 목표에 집착한 나머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할지도 모른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IMT2000 사업권을 획득, 5년 안에 이동전화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한다는 계획은 이동전화 직접 진출을 규제당해온 한국통신이 IMT2000을 통해 이 시장에 재진입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장비업계로서는 한국통신의 비전이 가뭄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5년 동안 14조원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예산은 대부분 비대칭가입자회선(ADSL), TDX­100교환기 등 첨단설비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통신의 투자가 확대되면 여타 기간통신사업자들도 설비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한국통신이 이같은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연 「몸」이 따라줄 것인가이다. 워낙 방대한 조직이다보니 속도가 강조되는 인터넷 및 데이터시장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인 것이다. 이 부분은 한국통신이 풀어야할 숙제다.

 그래서 한국통신의 개혁이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5년 종업원 1인당 매출 4억원, 투하자본 수익률 16%, 영업 이익률 23%는 한국통신과 가장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영국BT의 98년 수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계획이 성공적으로 달성된다 해도 BT와는 7∼8년의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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