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에 대한 특별소비세 조기 폐지 방침에 따라 최근 김장철을 앞두고 김치냉장고의 대기수요가 늘고 있으나 특소세 폐지 시점인 오는 12월께는 이들 대기수요가 한꺼번에 실수요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12월에 김치냉장고 품귀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김치냉장고 제조업체들이 한꺼번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대기수요가 한꺼번에 실수요자로 전환될 경우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김치냉장고의 경우 비수기인 지난 상반기 이미 지난해 전체 수요의 64%에 달하는 16만대 정도가 판매되는 등 폭발적인 수요증가세를 보여 올해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2∼3배 늘어난 총 60만대 정도에 이를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해 왔다. 이같은 예상대로라면 김장철을 끼고 있는 하반기에만 40만대 이상의 수요가 몰릴 전망이다.
하반기 들어 LG전자를 비롯한 상당수의 중소 가전업체들이 이 시장에 속속 참여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예년의 경우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할 무렵인 이달 들어서도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전혀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도기계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월 3만대 정도 판매한 「딤채」가 이달 들어서는 15일 현재 출고량이 1만5000대에 그칠 정도로 판매가 주춤한 상태다.
삼성전자도 당초 이달에는 지난달보다 50% 이상 늘어난 3만5000대 정도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실 판매량이 이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다른 중소업체들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보이는 등 대기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대기수요는 특소세 폐지전까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때문에 김치냉장고 제조업체들도 제품생산에 주저하고 있어 대기수요자들이 실수요자로 전환될 때 품귀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의 5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만도기계의 경우 단기간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 상당히 제한적인데다 아직 부도 상태라 대리점들이 제품을 미리 받아놓으려 하지 않고 있어 향후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이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LG전자는 지난 8월부터 이 시장에 가세는 했으나 아직 초기단계라 올해 생산계획을 10만대 정도로만 잡고 있다.
이밖에 다른 중소업체들은 모두 한두 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고 있는 실정이어서 공급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부분의 김치냉장고 업체들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대폭적인 할인판매를 실시하는 동시에 다양한 사은품을 제공하는 판촉행사를 하고 있는 반면 특소세가 폐지된 이후에는 공급량이 부족해 이같은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워 결국 지금이나 특소세가 폐지된 이후에나 구입가격은 비슷할 것』이라며 『오히려 지금이 김치냉장고를 보다 유리한 조건에 구입할 수 있는 적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의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대리점들과 공동부담하는 형태로 김치냉장고 판매가격을 특소세 폐지 이후의 가격으로 미리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품귀현상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특소세 폐지전까지 특소세 폐지 가격으로 판매에 나설 경우 다른 업체들도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 결국은 대기수요가 사라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아무튼 하반기에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김치냉장고 업체들로서는 특소세 조기 폐지 방침으로 매출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치냉장고 업체들이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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