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앞에서의 열광적인 환호와 하루에 수십통씩 받는 팬레터가 인기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들의 전유물일까.
최근들어 게임에 대한 관심과 인기도가 높아지면서 게임분야에도 팬클럽이 형성돼 동종업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또 각종 게임대회가 성황을 이루면서 프로게이머들도 스타 부럽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창세기전」 시리즈로 국내 개발사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PC게임 개발사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는 PC통신 하이텔에 500여명의 동호회·팬클럽 회원을 비롯, 주요 PC통신과 자사의 홈페이지에 2000명이 넘는 열성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올 연말 출시예정인 「창세기전3」를 미리 홍보하기 위해 신작 발표회를 가졌는데, 무려 3000여명의 관람객이 쇄도, 행사를 2회로 나눠 진행해야 할 만큼 성황을 이루었다. 『인기가수의 공연도 아닌 게임 신작 발표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쇄도할 줄 몰랐다』며 회사측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 다른 PC게임 개발사인 손노리(대표 이원술)도 지난 95년 개발팀으로 활약할 당시 내놓은 「어스토니아 스토리」 발표이후 주요 PC통신망에 1000여명의 팬을 확보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개발사인 NC소프트(대표 김택진) 역시 상종가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기업. 이 회사의 「리니지」에는 매일 수천명이 방문하고 회사 홈페이지에는 무려 12개의 팬클럽이 결성되어 있다. 『온라인게임이 PC게임보다 사이버 커뮤니티의 성격이 강해 게임상에서 세력을 형성하는 「길드」가 동호회나 팬클럽으로 쉽게 발전하는 것 같다』고 이 회사의 관계자는 말한다.
이들 팬클럽은 그러나 성원과 함께 혹독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마치 계륵과 같다는 것. 회사를 대신해 팬클럽끼리 대리전을 치르는 애정도 보이지만 잘못했을 때는 무섭게 매를 든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들은 『아직까지는 최종소비자로서뿐 아니라 진지한 모니터 요원의 역할을 해주는 경우가 더 많다』며 긍정론을 펼쳤다.
외국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 해외 게임업체들도 수십개의 팬클럽을 몰고 다닌다. 사상 최고의 판매량을 올린 미국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와 EA의 「FIFA축구」, 일본 고에이의 「삼국지」 「대항해시대」, 스퀘어의 「파이널 판타지」 등에는 팬클럽들이 북새통을 이룬다. 또 가정용 및 휴대형 게임에도 크고 작은 모임이 열리고 있다.
게임기획자나 디자이너 가운데 스타 대접을 받는 사람은 없지만 프로게이머로서 스타에 등극한 이는 적지 않다. 스타크래프트와 확장팩 「브루드 워」에서 세계 챔피언으로 등극한 신주영씨와 이기석씨 등은 게이머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 스타들이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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