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사업자들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가로막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단말기 보조금 규모가 지난 4년 동안 무려 5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엄청난 규모의 가입자 유치비용을 쏟아부은 결과 국내 이동전화가입자가 2000만명을 돌파, 올들어서는 보조금이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었지만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늘어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1일 정보통신부 및 국감자료,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지난 9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단말기 보조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모두 4조9300억원이었으며 이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으로 후발사업자들의 경영 정상화가 계속 지연되고 있지만 올들어서도 보조금 규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정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5개 사업자의 단말기 모델별 보조금 규모는 지난 4월 각사별로 최저 7만7000원(SK텔레콤 SCH6200)에서 최대 15만1000원(신세기통신 SCH770)이던 것이 6월에는 각각 7만7000원(SK텔레콤 SCH100)과 22만700원(한통프리텔 SPH7100)까지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에는 보조금 규모가 더욱 확대돼 가장 적게 지급한 보조금이 15만원(LG텔레콤 G231/33)으로 4월 대비 2배 이상 늘어났고 최대치 역시 30만4700원(한통프리텔 SPH7100)으로 크게 신장됐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 4월, 5개 이동전화사업자 사장단이 정통부의 압력성 권고에 따라 보조금 상한선을 15만원까지 허용키로 합의한 것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개인휴대통신(PCS) 등장 이후 지속되어온 제살깎기식 경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과다한 단말기 보조금은 신규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연말께 자연스럽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몸집불리기에 나서야 하는 사업자들로서는 보조금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가장 많은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한 사업자는 SK텔레콤으로 1조5531억원이었고 그 다음은 1조1052억원을 투입한 한국통신프리텔로 드러나 보조금을 많이 지원할수록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LG텔레콤이 9079억원, 신세기통신 8896억원, 한솔PCS는 4773억원을 각각 단말기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대세는 슬림' 삼성, 폴드7도 얇게 만든다
-
2
삼성·SK 하이닉스 '모바일 HBM' 패키징 격돌
-
3
[ET톡] 퓨리오사AI와 韓 시스템 반도체
-
4
자체 모델·오픈소스·MS 협력…KT, AI 3트랙 전략 가동
-
5
마이크론 공략 통했다…펨트론, 모듈 검사기 공급
-
6
트럼프, 푸틴과 만남 “매우 곧”..EU 보복관세 계획엔 “그들만 다칠 뿐”
-
7
“브로드컴, 인텔 반도체 설계 사업 인수 검토”
-
8
머스크, 챗GPT 대항마 '그록3' 17일 첫선
-
9
천안시, 총 인구수 70만 달성 코앞…작년 7000여명 증가 5년 만에 최대 유입
-
10
속보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여야 합의로 산자위 소위서 가결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