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문화산업진흥기금 운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문화산업 인프라와 문화상품 개발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조성한 문화산업진흥기금은 총 500억원으로 정부차원의 문화산업 분야 융자금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더욱이 대기업들의 철수와 벤처캐피털 및 파이낸스업계의 잇단 자금 이탈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문화산업계에 대한 자금융자는 「단비」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문화부가 기금 공고를 통해 사업과제 심의기관으로 은행을 지정했기 때문.
업계는 이에 대해 『은행의 횡포가 재연될 것』이라며 우려의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민의 돈으로 대출해 주면서도 마치 「자기 돈」인양 행세해온 은행들이 사업과제 선정기준이나 제대로 마련하겠느냐』면서 은행들이 업계의 현안보다는 자신들의 이윤추구를 우선시해 기금의 취지가 퇴색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화부는 『은행측이 민간과 학계·업계 대표가 참여하는 심의기구를 설치해 사업과제를 심의할 것이므로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사업심의 주체기관으로 정부기관이나 관련 민간단체가 아닌 기금 수임기관인 금융기관을 지정한 것은 잘못이며 특히 이같은 결정이 산하단체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은행 등 금융기관에 기금 운용을 맡긴 것은 기금 운용주체인 문화부가 권리를 스스로 은행에 떠넘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문화부가 나름대로 당해년도 중점지원 대상 및 기술습득 우선과제 등 사업과제 선정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자원부의 경우 정부의 출연금 및 융자금 사업과제에 대해서는 민간단체의 심의위원회 심리를 거쳐 산자부가 최종 결정하며 금융기관은 자금지원에 따른 담보설정 등 말그대로 대출업무기능만 수행하고 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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