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쇄회로기판(PCB)업계가 밀려드는 주문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물량 감소와 더불어 채산성 악화에 시달려 온 국내 PCB업계는 최근들어 원화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일본 엔화 상승에 따른 국내 가전기기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세트업체로부터의 주문이 쇄도, 설비가동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반도체 및 이동전화기 수출까지 큰 폭의 신장세를 보여 메모리 모듈용 기판 및 빌드업 기판 수요도 국내 PCB업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상반기동안 수요 부진으로 침체의 늪에 빠졌던 BGA(Ball Grid Array)기판도 최근들어 세계적인 컴퓨터 경기 호조에 힘입어 미처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또 전자제품의 장착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자동차도 엔화 강세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내수 경기도 급속한 상승커브를 그리는 덕택에 자동차용 PCB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는 게 PCB업계의 설명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국내 PCB 산업 경기는 국제통화기금(IMF)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던 97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 PCB업체 사장은 전망했다.
여기에다 앞으로 디지털 가전용 PCB와 네트워크시스템용 다층인쇄회로기판(MLB) 수출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메모리 모듈 및 BGA기판의 수출도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국내 PCB산업의 호황 국면은 향후 2∼3년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국내 PCB산업이 장기 호황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국내 PCB업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설비 증설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설비 증설을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주요 PCB업체만 꼽아보아도 줄잡아 20여개가 넘는다.
우선 대기업 PCB업체를 보면 삼성전기가 부산에 대규모 PCB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LG전자도 BGA와 빌드업 기판 설비 증설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대덕산업은 디지털가전용 PCB 공장을, 대덕전자는 CSP(Chip Scale Package)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패키지기판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해 놓고 있다.
중견기업의 경우 코리아써키트가 빌드업 기판용 설비 증설 작업을 거의 마무리했으며 이수전자·청주전자·심텍·서광전자·기주산업·하이테크교덴·대방·동아정밀 등도 MLB 및 반도체 패키지 분야를 중심으로 설비 증설을 추진중이거나 계획해 놓고 있다.
여기에다 연성 PCB업체인 세일물산·매스램전자도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배 이상 확대하는 설비 증설 작업을 벌이고 있다.
PCB업체의 생산 설비 증설에 발맞춰 원판 및 소재업체의 생산 설비 증설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 최대 원판 생산업체인 두산이 매스램 및 에폭시 원판의 공급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설비 투자 계획을 수립했으며 한국카본은 드라이필름 분야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한편 국내 PCB 및 소재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생산 설비 증설에 나서자 일본 PCB 생산장비업체를 비롯한 해외 유명 PCB 생산장비업체 관계자들의 내한도 최근들어 부쩍 늘어나는
등 국내 PCB산업계의 움직임이 갈수록 부산해지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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