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말에 터진 IMF사태라는 반갑지않은 국가 금융위기는 전자유통업계를 급변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2년이 채 안되는 동안 전자유통 환경변화는 향후 4∼5년동안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을 한꺼번에 끌어내 혼돈의 상태를 겪게 했다. 국가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올해들어 경기회복세를 보이자 전자유통업계도 다소 안정을 찾고 있기는 하지만 IMF에 따른 충격이 워낙 커 구조재편과 이를 통한 안정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은 전자유통분야의 이같은 상황의 연속에 새로운 유통채널의 등장으로 어느 때보다 혼돈과 변화의 시기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유통시장을 분야별로 조망해본다.
<편집자>
휴대폰, PCS로 대변되는 이동전화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기 시작한 지난해 이후 이동전화 유통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온 것은 모든 사업자의 제품을 함께 취급하는 일선 판매점들이었다.
실제 이동전화 거래의 50∼60%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판매점은 대리점들의 서브판매점 형태를 유지하면서 고객의 최일선에서 시장가격 유지 또는 가격파괴, 때로는 편법 등을 동원해 이동전화시장 규모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이동전화 유통시장에서는 이들의 입지가 다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로는 사이버거래의 확대, 서비스사업자들의 전략대리점 위주 정책, 제조업체들의 전시장 형태 총판 확산 등을 꼽을 수 있다.
일부 단말기제조업체들은 휴대전화와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지원하는 휴대전화 원스톱 매장을 개설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이미 올해 중순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 애니콜플라자가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현재 전국 대도시지역을 중심으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애니콜플라자는 삼성제품뿐 아니라 타사 제품까지 취급하면서 명실상부한 이동전화 토털매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바로 이같은 형태의 매장이 향후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2000년 이후 이동전화 유통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서비스사업자들도 기존 자사 대리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전략대리점 형태의 유통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일부 사업자들이 이를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매장규모를 일정수준 이상으로 가져가면서 시스템과 서비스를 기존 유통채널과 차별화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전시, 체험, 판매가 공존하는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 서비스사업자들의 이같은 정책이 뿌리내리는 시점에서 바로 이들 전략대리점이 이동전화 유통의 한 축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이후에는 인터넷 거래도 이동전화 유통시장의 거대한 유통채널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미 몇몇 대형 이동전화 대리점들이 인터넷 거래를 점두판매와 병행하고 있으며 서비스사업자의 포털사이트와 연계한 사이버거래 매장도 준비하고 있다. 또 일부 인터넷 쇼핑몰업체들이 이동전화를 취급하기 시작했으며 이미 이동전화 전용 인터넷 쇼핑몰도 탄생해 그 수가 확산되고 있다.
입지 축소는 불가피하지만 유통시장 원리상 판매점들이 완전히 그 위치를 상실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이 도입되고 이들 상품이 빠르게 시장에 유통되는 과정에서 이들 판매점의 역할이 크게 강조되기 때문이다.
이동전화 가입률 세계 2위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국내 이동전화시장은 단기간에 급속도로 성장해왔다. 한번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이 특별한 사유없이 이를 외면할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향후 나타날 교체 수요와 10대 중심의 신규 수요로 이동전화 유통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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