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 Virtual Reality)」이란 현실은 아니지만 현실과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공의 세계를 의미한다.
이 말은 1985년 재론 라니어(Jaron Lanier)가 「컴퓨터에 의해 제작된 몰입적인 시각적 경험」을 의미하는 단어로 쓴 데서 유래한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 개념을 규정한다면 컴퓨터를 이용해 만들어진 가상공간 안에 인간의 오감을 통한 상호작용을 실현, 현실세계에서의 활동 또는 공간적·물리적 제약에 의해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가상현실 기술이 고도화할 경우 게임을 위시한 오락산업의 틀은 지금과는 크게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미국 오리진사가 지난 97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울티마 온라인」이란 게임에서 게이머들은 이 게임상에서 벌어들인 아이템들을 실제의 돈을 주고 거래할 정도로 몰입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리니지」나 「바람의 나라」 등과 같은 온라인 게임에서도 사이버 재산 거래는 물론 사이버 도둑까지 출현, 경찰이 수사의뢰를 받은 사례가 있을 정도다.
이같은 게임들은 아직까지 2차원(2D) 그래픽과 통신환경상의 제약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은 「사이버 커뮤니티」를 실감하고 있으며 가상현실과 접목된 사이버 커뮤니티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게이머들을 몰입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얼마전 국내에 개봉된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매트릭스」란 영화는 컴퓨터가 제공하는 가상현실 속의 삶과 죽음이 실제의 그것과 직결되는 장면이 등장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가상현실과 관련된 연구동향을 살펴보더라도 미래의 게임은 이 영화의 내용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다.
가상현실 게임을 구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시각정보 처리장치는 일반 극장화면보다 5배 이상 큰 IMAX필름이나 유압식 시뮬레이터 전용의 라이드 필름, HMD(Head Mounted Display) 등을 통해 화면에 빨려드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고 있다.
사운드 분야에서도 AC3·MPEG2와 같은 입체음향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게이머는 거리감과 방향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됐다. 촉각 분야는 데이터 글로브나 데이터 슈트를 착용하면 피부에 닿는 감각이나 무게를 감지할 수 있다.
후각과 미각에 대한 연구는 다른 감각에 대한 연구에 비해 다소 뒤떨어진 감이 있지만 생리학이나 의학을 바탕으로 조만간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수단들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에게 운동감을 제공하는 수단은 시뮬레이터 장치를 기반으로 진화되고 있다.
원래 군사훈련용으로 개발된 시뮬레이터는 오락 분야에 도입되면서 그동안 체감형 게임기로 발전돼 왔다. 전자오락실에서는 공중전 게임이나 레이싱·스키 등을 소재로 한 1인용 게임기로 활용되고 있으며, 유원시설이나 도심형 테마파크에서는 우주탐험 등을 소재로 수십명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는 대형 시뮬레이터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대형 오락 시뮬레이터들은 3차원(3D) 공간상에서 직선운동과 회전운동을 구현하는 6자 유도 시스템을 갖추고 영상물에 몰입하는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이의택 가상현실연구센터장은 『향후 5년 이내에 PC에서도 충분한 몰입감을 느끼는 가상현실 시스템이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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