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창간17주년> 국방.. 해커도 당당한 전사

 최근 전역미사일방어계획(TMD)과 관련해 중국과 대만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만 정부기관 홈페이지에 침입한 중국 해커가 중국과 대만 사이에 공중전이 벌어졌다는 거짓 메시지를 올려 대만의 증시가 폭락한 적이 있다.

 물론 이에 분노한 대만 해커들은 즉각 중국의 증권감독원 등 주요 기관의 홈페이지에 대만 국기와 국가 가사를 게재하는 보복을 단행했다. 중국 당국도 즉각 일반 해커를 뽑아 사이버전쟁에 대비한 전사로 키우기 위해 군사학교에서 특수훈련을 시작했다.

 미래전은 전자·정보통신, 위성기술, 생명공학기술을 토대로 벌이는 첨단 기술전의 형태를 띨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스타크래프트의 전사들이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며 적의 컴퓨터에 가상의 아바타가 들어가 중요 정보를 빼오며 적진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살육하는 전쟁이 아니라 기계에 의한 대리전이 이뤄지며 전방·후방의 개념 없이 상대방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때문에 전쟁의 주역은 육군·해군·공군보다 해커와 같은 전문인력과 이를 막아내는 컴퓨터 전문가들의 역할이 더욱 증대된다. 그만큼 미래전의 승부는 얼마나 훌륭한 과학기술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자들이 얼마나 훌륭한 전쟁무기를 개발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30년 전 인터넷의 시작이 바로 미래 전시상황에서의 통신두절에 대비하기 위해 태어났듯이 과학기술은 전쟁무기 개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국방 전문가들은 과학기술의 급진적 발달에 따라 미래전이 정보·다차원 전쟁의 양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다. 전선에서 군인만 싸우고 일반인은 피란을 가는 고전적 전쟁형태가 아니라 컴퓨터 전문가·정보통신 전문가·정보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자신의 기술력을 십분 발휘하는 컴퓨터 게임과도 같은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

 21세기 전쟁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은 인력·화력·기동력에서 정보력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은 정보력을 갖고 있는 나라가 21세기에 세계 맹주로 부상할 것은 당연하다. 정보력의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미래전은 전자·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정보전자전 체계를 활용한 지휘통제전과 전자전, 사이버전이 될 것이며 발달된 장비를 운용해 고도의 첩보전과 해커전이 동시에 병행될 전망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래전이 지식·정보 네트워크가 완벽히 구축된 21세기에는 전장 공간이 지상 및 해상, 공중에서 우주까지 확장된 「입체전」이 되며 여기에 퍼지능력을 갖춘 미사일·로봇 등 첨단 무기체계들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의 헌병을 자처하는 미국은 이에 맞게 21세기 군사혁신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육군은 「디지털 전쟁」, 해군은 「협동적 교전체계」, 해병대는 「수평선 넘어 상륙」, 공군은 「우주기획 2020」 등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미래전 대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미래전 대비계획 핵심은 군인은 줄이면서 무기체계를 최첨단으로 변모시킨다는 것.

 미국은 첨단 군사과학기술과 정보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소련 붕괴 직후인 91년부터 「기반 전력(Base Force)」, 93년 「버텀업 리뷰(Bottom up Review)」, 97년 「합동비전(Joint Vision) 2010」과 국방부의 「4년주기 국방태세 검토(QDR)」 등 일련의 계획을 통해 2015년까지의 장기 군사력 정비계획을 추진중이다.

 걸프전쟁·코소보전쟁에서 보듯이 미사일공학의 발달로 인해 전쟁초기 병력이동에 앞서 각종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을 쏘아 적의 방어시스템을 완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물론 이에 앞서 적 통신시설에 대한 해킹, 레이저 교란 등의 첨단 전자무기도 큰 몫을 담당한다. 또 소형 이동로봇들이 적진에 들어가 원격조종에 위해 적진을 폭파하며 요인암살 등 섬세한 임무를 수행한다. 무인 비행기·무인 전투차량 등도 등장해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사이버전쟁이 이뤄질 전망이다.

 관측무기체계로는 인공위성을 포함한 4차원의 정밀탐지기술과 적외선기술을 이용한 악천후시 탐지장비 등이 이용된다. 여기에다 현재 항공기에 응용되는 스텔스기술도 함정 및 지상무기체계에까지 확대 적용된다. 또한 고속정보통신체계의 등장과 함께 전장 감시 및 통제체제가 획기적으로 강화돼 실시간에 피·아의 작전활동을 파악, 지휘통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우주까지 확대된 전쟁터에서 첨단 감시시스템을 통한 정확한 상황이 파악되고 각 전투요소들의 움직임과 개개의 무기 상황마저 상황실에서 철저히 체크된다. 전투력의 통합과 집중력이 배가돼 전쟁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전자무기 및 에너지무기, 전자교란무기 등 상대 정보망과 적을 무력화시키는 무기도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격조종기술의 발전에 따라 무인항공기(UAV), 지뢰제거를 위한 무인전투공병 차량, 무인탐지장비 등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군사 전문가 홍성표씨는 『미래 무기로 보이지 않는 비행기는 물론 소리 없는 함정, 인간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최면제, 화학약품 등도 등장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초저주파 음파발생장치를 이용, 방향감각의 상실, 구토, 복통을 일으키게 하는 소리를 이용한 무기도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음파를 이용한 무기로는 극초단파를 전투기나 폭격기에서 발사해 미사일 내부 기폭장치 안에 있는 고감도 전자부품을 녹이는 기술, 전파 펄스를 발생시켜 전자비를 통해 광범위한 지역에 설치된 컴퓨터·전자통신·레이더·감지장치, 심지어 전기차폐장치까지 작동 불능케 할 수 있다.

 이르면 10년 뒤 유전자 조작에 의한 사이버전사가 등장하고 비슷한 시기에 양성자로 아군기지에 날아오는 적의 핵탄두를 불발탄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핵실험 없이 핵탄 제조가 가능하고 소총탄 크기의 핵탄도 조만간 실전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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