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이 극복된 사이버 세상의 실현은 분명 혁명이다. 이미 많은 이들이 시·공의 제약없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고 크고 작은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생산기술의 변화가 산업혁명을 가져온 것에 비하면 디지털혁명의 파괴력은 엄청나다. 특히 단순히 경제분야를 넘어서 사회·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막대한 파급효과는 그간 우리가 살아온 삶의 양태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궁극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은 인류의 새로운 미래이자, 약속의 땅(Promised Land)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크레이그 배럿 인텔 사장, 존 체임버스 시스코시스템스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델 델 컴퓨터 회장 등 세계 인터넷시장을 주도하는 거물(?)들이 지난 8월말 열린 세계 인터넷산업회의 석상에서 한결같이 강조한 말이다.
『우리는 지금 시·공간의 임종시대에 살고 있으며 인터넷은 모든 것을 바꾼다. 인터넷이 기업과 국가의 모든 분야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르기 시작했다.』(존 체임버스 시스코 사장)
『현재 미국 가정의 PC 보급률이 50%에 육박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21세기는 인터넷이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빌 게이츠 MS 회장)
마이클 델 델 컴퓨터 회장도 『인터넷은 종이와 펜이 기초가 된 비즈니스시대의 종말을 가져올 정도로 이제까지 있었던 어떤 혁명보다도 대단한 파괴력을 지녔다』고 선언했다.
배럿 인텔 사장의 전망은 이들보다 더 구체적이다. 『현재 최고 2억명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사용 인구가 5년 이내에 10억명을 넘어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2∼3년 내에 미국에서만 연간 1조달러의 엄청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년간 우리나라에 몰아닥친 인터넷 열풍은 종주국인 미국 못지 않다. 먼저 국내 인터넷 이용자수를 보면 불과 1∼2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늘어 8월말 기준으로 500만명을 넘어섰다. 또 1000개에 가까운 크고 작은 쇼핑몰이 이미 사이버공간에서 신흥 재벌을 꿈꾸며 성업중이다.
그야말로 온통 인터넷 세상이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요즘 우리 주위를 보면 인터넷의 사각지대는 없는 듯하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가 마우스 하나로 숙제를 척척 해내는 것은 이제 별로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시장에서 콩나물값을 깎던 주부가 사이버 몰에서 가격 비교를 통한 알뜰 쇼핑을 즐기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사이버뱅킹과 증권이 신도시 주부들을 중심으로 유행병처럼 번져 나가고 있다.
원격지의 교육 및 치료를 위한 사이버 교육과 의료는 이제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심지어 다중의 실시간 예배를 위한 사이버 종교도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화력에 의해 좌우됐던 국방분야에도 인터넷의 위력은 발휘된다. 바로 현대전의 대명사로 일컫는 「정보전」의 첨병은 역시 인터넷이다. 이에 비하면 사이버 가수의 등장으로 시작된 문화·예술분야의 인터넷 충격은 오히려 자연스러울 정도다.
기업은 더하다. 『인터넷을 모르는 CEO는 물러나라』는 해외 선진IT업체 총수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 5대그룹이 연일 앞다퉈 인터넷사업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광속거래(CALS)는 정부 및 기업의 기존 조달 및 구매 방식의 폐해를 뜯어고치는 묘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은 혁명이라는 말에 걸맞게 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끝 간 데를 모르는 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인터넷혁명의 끝을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는 그들의 지식이나 상상력이 빈곤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보다는 인터넷의 잠재력이 너무나 크고 강력하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인터넷은 이미 시간과 공간 그리고 속도의 개념을 바꾸며 인류의 존재양식 그 자체를 변화시켰다. 이런 상황은 개인은 물론 기업과 국가들에 글로벌 환경에서 무한한 비즈니스 기회의 창출과 예측하지 못한 무수히 많은 잠재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기회는 또 활용하지 못하는 이들에겐 도태라는 위협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제 인터넷 비즈니스는 우리 모두에게 이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온 새로운 패러다임의 유일한 생존전략인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인터넷 혁명의 한 가운데 놓여 있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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