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지원하는 주변장치 정도의 역할에 머물렀던 메모리 반도체가 다가오고 있는 디지털시대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최대 강점인 빠른 처리속도에 대용량화 기술이 접목되면서 모든 차세대 정보기기에 없어서는 안될 기록·기억매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물론이고 컴퓨터나 정보통신 분야의 메이저 업체들까지 빠른 처리속도와 데이터 기록의 유연성, 대용량 데이터 저장성 등 차세대 기록매체로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첨단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메모리반도체의 장래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D램으로 대표되는 메모리 반도체는 말 그대로 필요한 데이터를 기억시키는 반도체.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이른바 연산작업이라 하는 컴퓨터의 복잡한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는 달리 데이터를 기억하고 지우는 비교적 단순한 작업을 반복한다는 사실 때문에 값싼 부품 정도의 취급을 받아왔다.
그러나 디지털 혁명이 진행되면서 메모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최근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 혁명의 요체는 인간의 오감으로 보고 느끼는 모든 정보를 0과 1의 디지털 데이터로 바꿔 이를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어떤 형태의 데이터든지 마음대로 주고받는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데이터의 처리와 이동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른바 병목현상이다.
두뇌격인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처리속도는 최근 초당 기가비트급 제품이 출현할 정도로 급속한 발전을 거듭한 반면 데이터 처리를 지원하는 메모리 기술은 겨우 100M 안팎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텍스트 중심이던 예전의 컴퓨터 처리업무가 사운드·그래픽은 물론이고 동영상 분야까지 확대되면서 메모리 소요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용량과 함께 처리속도가 메모리 기술개발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하드디스크 등 기존의 보조기억장치를 처리속도가 훨씬 빠른 메모리반도체로 대체하려는 획기적인 움직임까지 더해지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의 활동영역은 주기억장치는 물론 보조기억장치까지 넓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와 관련해 또 하나 주목해야 할 현상은 무선통신과 인터넷 등의 급속한 파급과 함께 음성 위주 정보통신기술이 영상까지 전달되는 멀티미디어화로 진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모든 통신수단이 메모리 반도체를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욱이 통신과 방송의 융합현상이 가시화되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으로 실시간 처리해야 하는 기억매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큰 흐름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결국 현재 PC의 메인메모리가 주 수요기반인 메모리반도체는 향후 대부분의 전자·정보통신기기의 기억매체로 세력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D램을 비롯한 S램, 플래시 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가 가장 대표적인 디지털 기록매체로서의 기능성을 높여 가면서 PC중심이던 주력시장이 서서히 디지털 가정용 기기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이미 메모리반도체 사용이 일반화된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관련기기나 디지털카메라·캠코더 등에 이어 디지털TV·홈서버·벽걸이용 오디오 및 비디오 등 대용량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기기의 등장이 예고되면서 메모리반도체는 가정용 디지털 기기의 주요 기억매체로 자리매김할 만반의 준비가 돼있는 상황이다.
정보통신 분야도 마찬가지다. 이동전화를 이용한 데이터통신이나 영상통신이 등장하면서 이동통신 분야의 메모리 채택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같은 메모리의 역할 증대에 따라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겨냥한 각국의 신기술 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업체인 인텔과 AMD 등은 가정용 기기 채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 기술개발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으며 다이렉트 램버스 D램이나 가상채널 메모리 기술(VCM), 강유전체 메모리반도체(F램) 등 차세대 가정용 기기에 적합한 이른바 고속 대용량 메모리반도체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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