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대의 컴퓨터가 접속되고 수백만개의 서버가 존재해 수조달러가 인터넷을 통해 거래되는 사회」 「수백㎓의 속도로 현재보다 1000배 이상의 데이터가 오가는 사회.」
다가오는 21세기 디지털 경제사회를 예측하는 지표들이다.
이같은 디지털 경제의 두뇌역할을 하는 것이 소위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로 일컬어지는 마이크로프로세서다. PC를 비롯한 서버·중대형 시스템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는 CPU의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정보시스템 가운데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부품이 CPU라 해도 무리가 없다.
21세기에 천문학적으로 형성될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숙명을 안고 있다. 선발업체인 인텔과 후발업체인 AMD·비아 등은 이미 생존을 건 경쟁에 나섰다.
한국의 삼성전자도 이 시장을 엿보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분야는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마이크로프로세서만이 전년대비 약 8% 성장한 255억달러를 기록,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고 2020년경에는 시장 규모가 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단순히 시장 규모가 크고 부가가치가 높다는 의미를 넘어 디지털 시대의 두뇌고 디지털 경제를 이끈다는 점에서 20세기 말에 이어 21세기 내내 핵심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없는 디지털 경제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성능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하나에 들어간 트랜지스터수만 살펴봐도 지난 71년에 선보인 「4004」에 2300개가 내장된 반면 올초 발표된 「펜티엄Ⅲ」에는 약 950만개가 집적돼 27년간 4100배 가량 성장했다.
그러나 다가오는 2000년대에는 이같은 「가속도」도 무너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AMD가 지난 6월 발표한 「K7애슬론」에는 무려 2200만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됐다.
또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클록속도는 300㎒에서 500㎒로 넘어가는 데 100㎒당 1년의 세월이 소요됐지만 500㎒에서 600㎒로 넘어가는 데에는 불과 3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미국 디지털사와 공동으로 리스크프로세서인 1㎓ 「알파칩」을 최근 개발, 내년 초부터 양산할 예정이어서 1㎓ 마이크로프로세서 시대를 예고했다.
향후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기술진척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클록속도만 살펴볼 때 74년에 발표된 「8008」이 2㎒로 ㎒시대를 연 이후 1㎓로 진입하는 데 25년이 걸렸고 클록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오는 2010년경에는 수백㎓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향후 디지털 경제시대에는 버튼 하나만의 조작으로 단 몇초에 수십, 수백건의 정보를 습득,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기술진척이 향후 디지털 경제발전의 지표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을 달리하지 않는다.
단 이들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어떤 곳에 적용되느냐가 관심사다.
현재는 PC·서버·워크스테이션 등 주로 컴퓨터에 적용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각종 디지털기기에 현재의 PC수준과 맞먹는 프로세서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의 고성능 PC를 주머니 안에 들어갈 크기의 소형 디지털기기로 실현, 들고 다니면서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각종 반도체 기능을 하나의 칩에 실현하는 「시스템 온 칩(SOC)」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이같은 시대는 향후 10년 이내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마이크로프로세서 원천기술 획득과 상용제품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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