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인터넷을 통한 멀티미디어 전송은 초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가장 활성화되고 있는 실시간 음악 서비스의 경우 고작해야 28.8Kbps급 속도로 그것도 70년대 AM 라디오에서나 듣던 모노 음질을 들려주고 있다. 동영상 서비스의 경우도 전용선 사용자라면 풀 스크린의 동영상 화면을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있지만 대개는 화면 한 귀퉁이에 56Kbps급으로 전송하는 서비스가 고작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멀티미디어 전송 기술이 초보 수준에 있기 때문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제도나 인터넷망 보급의 한계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음악 서비스의 경우는 현재의 56Kbps급 모뎀 접속에서도 충분히 스테레오 음질을 즐길 수 있다. MP3나 리얼오디오와 같은 대표적인 스트리밍 오디오 서비스들은 최근 4∼5년 동안 압축 기술을 충분히 발전시켰기 때문에 완벽한 CD 스테레오 음질은 아니더라도 PC에서 충분히 즐길 만한 음질을 들려주고 있다. 문제는 CD에 가까운 음질을 들려줄 경우 저작권 문제가 일어난다는 점. 이 문제 때문에 최근 들어 미국 등에서 MP3를 보안처리해 싱글 음반 형태로 판매하는 서비스가 등장했으며, 국내에서는 PC통신을 통한 IP 사업 차원에서 여러번 추진되다가 이권단체들의 압력으로 현재는 거의 지하유통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영상인 경우는 망의 제한이 문제. 기업을 중심으로 전용선 보급이 늘고 케이블 모뎀이나 ADSL 등 가정용 고속 인터넷 서비스도 점차 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56Kbps 모뎀 비중이 높다. 따라서 적어도 28.8Kbps 이상의 속도로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어야 식별가능한 수준의 화면을 볼 수 있는 동영상 전송 서비스는 아직까지 요원한 상황이다.
이러한 망의 한계 때문에 스트리밍으로 TV나 비디오를 볼 수 있는 본격적인 동영상 전송 서비스는 21세기 들어서도 최소한 2∼3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기술적인 발전과정으로 볼 때 인터넷을 통한 멀티미디어 전송의 촉진은 디지털 시대의 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기존 CD 플레이어나 VCR·라디오·TV·DVD 등 각각 다른 구동장치를 이용해야 했던 각종 멀티미디어들이 이제 디지털 미디어로 인터넷 규격에 의해 통합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
보다 구체적으로는 새로운 동영상 규격인 MPEG4가 21세기 인터넷 멀티미디어 전송에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MPEG4는 방송·인터넷·영화·이동통신·게임 등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객체별로 부호화하는 표준으로, 컴퓨터의 대화형 기능과 통신의 전송기능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동영상, 음성, 텍스트 등 객체별로 부호화할 수 있게 함으로써 PC뿐만 아니라 TV, 이동통신 단말기에서도 대화형 통신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MPEG4 표준이 인터넷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현재의 MP3나 리얼오디오를 비롯 MPEG 동영상 등 인터넷 멀티미디어 전송에 사용되고 있는 상당부분의 데이터 포맷이 하나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현재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는 새로운 인터넷 언어인 XML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현재의 HTML보다 훨씬 효율적인 멀티미디어 전송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인터넷을 통한 멀티미디어 전송규격이 수렴되면 실생활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는 단말기가 단순히 PC와 모니터를 뛰어넘고 있기 때문.
위에서 설명한 것 같은 통합형 멀티미디어가 가능해지면 하나의 단말기에서 인터넷 검색과 TV 시청, 비디오 온 디맨드시청, 고효율 오디오 청취, 전화 등 모든 종류의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무선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로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에서 위와 같은 풍부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 전세계 어디에서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멀티미디어의 감상이 가능해진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대세는 슬림' 삼성, 폴드7도 얇게 만든다
-
2
삼성·SK 하이닉스 '모바일 HBM' 패키징 격돌
-
3
[ET톡] 퓨리오사AI와 韓 시스템 반도체
-
4
자체 모델·오픈소스·MS 협력…KT, AI 3트랙 전략 가동
-
5
마이크론 공략 통했다…펨트론, 모듈 검사기 공급
-
6
트럼프, 푸틴과 만남 “매우 곧”..EU 보복관세 계획엔 “그들만 다칠 뿐”
-
7
“브로드컴, 인텔 반도체 설계 사업 인수 검토”
-
8
머스크, 챗GPT 대항마 '그록3' 17일 첫선
-
9
천안시, 총 인구수 70만 달성 코앞…작년 7000여명 증가 5년 만에 최대 유입
-
10
속보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여야 합의로 산자위 소위서 가결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