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산업전자 신기술의 산실 (24);bk시스템

 지난 95년 손등의 혈관을 인식, 개개인의 신분을 확인시켜 주는 정맥패턴개인인식시스템을 개발한 bk(bio key)시스템(대표 정창경·48)이 최근들어 세계 보안업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연구작업에 신바람을 내고 있다.

 지난달말부터 이달초까지 뉴욕에서 열린 국제보안전시회(ISC 99쇼)에서 각 분야별 보안시스템 출품작 가운데 가장 훌륭한 제품의 하나로 선정된 것. 전시회 기간중 미국 CBS와 일본 NHK방송이 앞다퉈 세계 최초로 개발, 상품화한 이 손등정맥인식시스템을 보도하는 등 매스컴의 주목까지 받았다.

 지난 95년부터 연구실에서 외롭게 개발에 몰두해 온 이 회사의 제품이 국제적으로 처음 상품성을 공인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정맥패턴개인인식시스템은 손등에 퍼져있는 혈관을 적외선센서로 인식, 카메라로 촬영한 후 이를 패턴화하고 DB화해 등록하는 원리다. 그러면 이 기기는 손등혈관패턴을 등록한 사람에게만 출입문 개폐를 허용한다.

 이 시스템은 쌍둥이조차도 손등의 정맥패턴이 다르다는 데에 착안해 개발됐다. 손등에 털이 많은 서양인이나 피부색이 진한 흑인을 대상으로 시험해 본 결과 0.01%의 오인식률(FAR)을 보일 정도로 신뢰성이 높다.

 정 사장이 이 생체인식시스템에 눈을 뜬 것은 지난 95년. 명지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그는 손등의 정맥패턴인식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알고리듬 연구를 하던 최환수 교수와 공동으로 제품 연구와 개발에 나선다.

 이후 4년간 퇴직금과 공업기반기술과제 자금 등 1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개발에 매달린 그는 세계 유일의 손등정맥혈관인식방식 보안시스템을 상품화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 결과가 최근 부쩍 인정받기 시작했다. 정 박사는 최근 대학교, 해양경찰청 및 해외기업으로부터 잇따라 주문을 받으면서 양산을 준비중이다. 또 에스원·캡스 등 유수의 국내 보안회사는 물론 대외적으로 미국의 인식기기 회사인 HID 등 유수업체들로부터도 잇따른 제휴 의뢰를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유수의 보안관련 회사들도 가세해 이 독창적인 보안시스템에 대한 연구에 나설 정도로 손등정맥혈관인식시스템의 우수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영국의 스키데이터와 같은 회사들이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에 착수했고 미국 등 보안선진국도 연구에 나서고 있으며 일본의 연구기관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정 사장은 이같은 경쟁사의 등장과 연구활성화를 오히려 반기고 있다. 시장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자체적으로 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후발주자들을 충분히 따라잡을 만큼 기술축적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핵심 알고리듬을 칩화해 양산하게 된다.

 bk시스템은 이제 외롭고 긴 연구개발의 터널을 벗어나 세계 보안 시장의 총아로서 기대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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