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대, 벤처창업 "보금자리"

 우리 나라 대학들도 앞으로 전문화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두뇌한국(BK)21」 사업은 전국 대부분의 대학들로부터 공정성 시비를 낳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전문화라는 큰 흐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충남 아산시에 있는 무명의 호서대(총장 강석규)가 벤처전문대학원 사업자로 선정됨으로써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호서대는 95년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신기술창업보육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등 벤처기업 창업 및 보육사업에 관한 한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ABM테크를 비롯해 17개사가 이 학교 창업보육센터를 졸업했으며 또 다른 33개 회사가 현재 이 곳에 입주해 벤처의 꿈을 키우고 있다.

 호서대는 또 재학생들의 창업 마인드 확산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5개년 계획을 세워 벤처창업 동아리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데 그 동안 42개 벤처창업 동아리에 지원한 연구 개발비만 1억원이 넘는다. 호서대의 창업지원은 거의 전방위적이다. 그 동안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수를 17명이나 초빙,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 및 보육센터 입주업체에 대해 컨설팅하고 있다.

 또 유망한 사업이 있으면 과감한 자본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지난 97년 LCD 및 모뎀 회사인 아트닉스를 설립할 때 26억원을 투자, 직접 운영하는 한편 교직원 및 학생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시행하고 있다. 국내 대학들이 대부분 정부 지원금을 받을 목적으로 마지못해 창업보육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호서대의 선견지명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러한 노력은 최근 여러 가지로 그 결실을 맺고 있다. 호서대는 우선 지난 해 전국 최초로 산업자원부로부터 벤처 창업자 양성사업자로 지정 받아 「예비 창업자 및 최고 벤처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80여명의 학생이 이 과정을 졸업했으며 또 현재 서울과 아산 교육장에서 90여명의 창업 예비자를 위한 교육을 계속하고 있다.

 또 천안이 삼성전자, 미래산업 등 반도체 산업의 요충지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장비는 대부분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등 관련 산업의 상호 연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천안 제2 공단의 20여개 반도체관련 업체와 공동으로 반도체 장비 개발센터를 설립, 운영하는 등 산학협동 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호서대는 또 최근 교육부로부터 벤처전문대학원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앞으로 5년간 매년 10억원씩 안정적인 예산을 지원 받을 수 있게 됐다. BK21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김홍 교수(화학과)는 『벤처를 가르치는 대학원을 설립, 운영하는 데 충분한 예산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실속 있는 교과과정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십 또는 수백억원을 지원 받아도 예산이 적다고 아우성치고 있는 다른 대학 관계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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