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유통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양판점과 대우전자 제품 취급 직영점, 대우전자대리점 등 3개 부류의 가전 유통점을 갖고 있는 이 회사가 최근 들어 양판점 하이마트에서 일본산 가전제품 취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다.
비록 세 종류의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하이마트는 이미 한신유통의 주유통망으로 성장해 있다. 이달말까지 200점을 넘어설 것이 확실한데 대부분 150평에서 250평 규모의 대형점으로 하이마트만으로도 전국을 커버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수입선다변화 해제 후 국내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 가전업계는 물론 유럽, 동남아 지역 가전업체들에는 한신유통이 단번에 한국 시장 전역을 공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유통망이 될 수 있다.
지난 몇년 동안 국내업체들은 각기 전속 유통망을 무기로 내세워 내수가전 시장을 지켜왔다. 하이마트가 양판점이기는 하지만 대우전자제품을 중심으로 그동안 국내가전사 제품 영업을 해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런데 이 한신유통이 최근 들어 일본산 등 외산 가전제품 취급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하이마트는 가전3사 제품 외에도 필립스와 브라운 등 일부 외산가전제품을 취급해왔다. 또 올들어서는 일본 소니 제품도 일부 취급을 시작했다. 이들 업체의 취급 제품은 대부분이 소형이고 소니제품도 캠코더 등 일부여서 국산제품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상황이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신유통이 일본산 TV 등 5대 가전제품을 포함한 대형 제품의 본격적인 취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신측에서는 『프로젝션TV 등 일부 제품을 들여와 판매할 뿐』이라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소니는 물론 앞으로 JVC, 히타치 등의 제품 취급여부와 관련된 문의에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와 제품 도입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접촉해 왔다는 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신유통이 이처럼 이전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하이마트는 대우전자 제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우그룹이 워크아웃 대상으로 결정된 이후 부실채권 등을 우려한 국내 가전사들의 제품 공급조건이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제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자신들의 과실과 무관하게 자구노력을 무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품을 확보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이나 유럽산 가전제품은 물론 일본산 제품도 취급하지 못할 게 없다는 입장이 된 것이다. 한신유통의 일본산 제품의 본격적인 취급 여부는 10월말이나 11월초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은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사들의 입장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하이마트에 이전처럼 물량을 공급하는 것도, 또 하이마트가 일본업체들의 국내 진출기반으로 활용되는 것도 모두 마땅치 않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한신유통의 일본산 가전제품 취급이 국내 가전사에 대한 불만 표출로 현실화될지 기존 국내 가전사들이 이같은 한신유통의 입장을 감안해 하이마트에 대한 물량공급을 이전 상태로 환원하게 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국내 가전유통 시장의 기반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상황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박주용기자 jy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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