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P업체 "우후죽순"

 MP3플레이어가 수출 유망 품목으로 떠오르면서 마치 황금을 찾아 서부로 향하는 긴 마차행렬처럼 이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새한정보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상품화한 MP3플레이어를 「MP맨」이란 이름을 붙여 출시했던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었던 업체 수가 불과 1년여만에 10배 가까이 늘어나 지금은 대략 100여 업체에 이를 정도다.

 거의 매주 한 두 군데 업체가 이 시장에 새로 진출한 셈인데 지금까지 그 어떤 분야에서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업체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차세대 인터넷 카세트로 불리는 MP3플레이어의 등장은 기존의 게임이나 인터넷사업과 마찬가지로 벤처업체들의 모험심을 자극함으로써 수많은 벤처기업들을 양산해냈다.

 이는 MP3플레이어가 다른 제품과는 달리 비교적 소수의 전문인력과 자본으로도 손쉽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데다 MP3플레이어의 기반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응용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등 그야말로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에이맥정보통신·디지털웨이·바롬테크·지논·파인랩코리아·고려미디어·코아마이크로시스템·아이앤씨·가온·시원테크 등이 바로 이 분야의 대표적인 벤처기업들로 지금까지는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 다음으로 MP3플레이어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인 업체들이 바로 오디오업체들이다.

 MP3음악파일이 네티즌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부터 이를 재생할 수 있는 플레이어 개발을 물밑에서 전개해 온 오디오업체들은 몸집이 비교적 큰 탓이지 새한정보시스템을 비롯한 벤처기업들보다는 한발 늦게 제품 개발을 끝내고 시장에 참여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거의 동시에 카세트 겸용 MP3플레이어라는 새로운 복합상품을 내세워 아날로그 카세트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해태전자·아남전자·태광산업·롯데전자 등 오디오전문업체들도 부랴부랴 그 동안 확보해 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오디오업체들이 MP3플레이어의 시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요즘 들어선 타 분야의 전문업체들이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이 시장에 앞다퉈 가세함으로써 MP3플레이어 시장은 가히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타 분야의 전문업체들 중에서도 특히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DSBR)업체들의 이 시장 진출이 눈에 띄게 활발한데 이는 MP3플레이어나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둘다 디지털 압축재생(MPEG)기술을 기반으로 상품화 된 제품이기에 그만큼 시장 진출이 용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이젠전기를 비롯해 무림전자통신·헵시바산업·케드콤·정명텔레콤·세원텔레콤 등이 대표적인 업체들로 이 업체들은 기술력과 함께 생산 및 마케팅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어 MP3플레이어 시장 활성화에 한 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업체에 대한 기대 만큼이나 우려되는 바도 적지않는데 이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거의 석권하다시피하면서도 업체들간의 제살깎아먹기식 과열경쟁을 일삼은 탓인지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자주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모처럼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MP3플레이어 분야의 주도권을 잡은 마당에 참여업체 수가 다소 많더라도 각각의 업체들이 코 앞의 이익만을 바라보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저마다 차별화된 제품을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다면 국내 전자산업 발전에 적잖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과연 국내 업체들이 아직까지 시장성이 확인되지 않은 MP3플레이어 분야에서 금맥을 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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