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중계유선 "갈등 악순환"

 새 방송법 제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과 중계유선간의 갈등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

 올들어 「중계유선의 SO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방송법의 제정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SO와 중계유선 측간 갈등이 급기야 상대방을 고발하고 맞대응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 동안 SO의 잇단 고발 조치에도 불구하고 맞대응을 자제해오던 중계유선 사업자들이 최근 국회에서 새방송법 처리가 무산되자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다』며 SO의 불법 행위에 대해 고발 조치를 취하기로 하는 등 반격에 나설 태세여서 케이블TV 업계에 한바탕 회오리 바람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계유선 사업자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유선방송협회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SO의 불법 위성방송에 대한 고발 조치 △KTV·리빙TV 등 공공채널 프로그램의 송출 추진 △중계유선방송의 독자 행보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 SO 측의 공세에 맞대응하겠다고 결의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계유선 사업자들의 아리랑TV 해외 위성방송 재전송이 SO와 중계유선간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달부터 시작한 아리랑TV의 해외 위성방송 프로그램을 중계유선들이 재전송하면서 불거져 나오기 시작한 양측간의 갈등이 급기야 SO 측에서 아리랑TV에 이의를 제기, 케이블TV 수신료를 주지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사태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

 SO 측은 『아리랑TV의 해외 위성방송이 프로그램 편성만 달랐지 사실상 케이블TV 프로그램과 같다』며 『현재 중계유선방송 측이 위성방송을 재전송해 SO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계유선 측은 『아리랑TV 해외 위성방송은 케이블 채널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위성방송이기 때문에 재전송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중계유선 측은 이와 함께 SO의 위성방송 재전송 사례를 수집, 관계 당국에 고발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그러나 SO 측은 『현행 종합유선방송법상 위성방송에 대한 명문규정이 없어 SO의 위성방송 재전송은 문제되지 않는다』며 중계유선 측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중계유선 측의 고발이 있을 경우 법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계유선 측은 SO의 허가받은 채널 이외의 프로그램 전송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중계유선 측은 『채널 24인 YTN을 SO들이 13번 이하의 채널로 송출, 법규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자료를 수집, 사직 당국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SO 측은 『현재 SO들이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채널은 13번 이하를 포함해 60번 채널까지이기 때문에 YTN을 13번 이하 채널로 전송하는 것은 시빗거리가 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KTV·리빙TV·OUN 등 공공 채널도 앞으로 중계유선방송을 통해 송출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계유선 측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들 공공채널을 SO를 통해서만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관계 당국에 유권해석을 요청,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헌법소원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O의 한 관계자는 『이들 PP는 종합유선방송법상 SO들에만 프로그램을 송출하도록 규정된 데다 일부 공공채널은 수신료로 운영하고 있어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다』며 『만일 중계유선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종합유선방송법부터 개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공채널을 송출하겠다는 것은 중계유선이 SO역할까지 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하며 『불법 홈쇼핑 등을 일삼고 있는 중계유선은 승승장구하고 법을 지키고 있는 SO는 위축되는 현상황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SO와 중계유선간 해묵은 갈등과 끊이지 않는 새로운 논쟁거리들로 인해 양측 감정의 골이 한층 깊어지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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