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포기한 삼성이 전략사업으로 부품산업 육성 방침을 천명하면서 전자부품산업이 새로운 조명을 받을 전망이다.
21세기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한 부품사업에서 전자부품사업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1일 자동차의 실패를 딛고 21세기 주력사업으로 부품사업을 선정하고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세계 일류 부품사업품목을 올해 11개에서 2002년까지 30개, 2004년까지 50개로 확대하겠다는 의욕을 보인 것.
삼성측이 의욕을 보인 부품사업의 대부분이 전자부품사업에 몰려 있어 자연스럽게 그룹 역량이 이 분야에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 품목 11개 가운데 9개 품목이 전자부품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10위까지 확대하면 전자부품의 가짓수는 무려 28개 품목에 이른다. 계열사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D램과 S램 반도체와 플래시메모리,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 CD롬 드라이브 등 6개 품목이며 종합 부품업체인 삼성전기가 DY와 RF모듈, FBT 등 15개 품목으로 가장 많다.
삼성전관이 브라운관과 형광표시판(VFD) 등 3개 품목, 삼성코닝이 브라운관용 유리 3개 품목, 삼성코닝정밀유리가 TFT LCD용 유리 1개 품목 등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삼성측이 밝힌 세계 일류 부품사업의 조건은 무척 까다롭기 때문에 앞으로 육성하려는 부품사업은 전자부품에 몰릴 수밖에 없다.
삼성측이 내건 세계 일류부품 품목의 조건은 시장점유율 20% 이상, 연간매출 10억달러, 이익 2000억∼3000억원이다.
현재 이 기준을 통과한 전자부품은 삼성전자의 D램과 S램, TFT LCD, 모니터 등 4개 품목에 삼성전관의 브라운관과 삼성코닝의 브라운관유리 등 6개 품목에 불과하다. 전자부품 이외의 품목에서는 이를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사업 특성상 기술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불과 3년밖에 안남은 상황에서 단숨에 이같은 까다로운 조건을 맞출 수 있는 부품사업을 전자부품 이외에서는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따라서 삼성측이 육성하려는 30개 부품의 대부분은 현재 10위권 안에 드는 전자부품에서 나올 것으로 보여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자계열사들도 나름대로 부품사업에 대한 투자를 집중, 세계 일류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메모리반도체 이외에 지난해 10위권에 진입한 플래시메모리도 올해 1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세계 5위권으로 도약하는 등 앞으로 세계적인 일류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55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제4위 업체로 도약한 CD롬 드라이브를 바탕으로 앞으로 DVD롬 등 광부품사업에 대한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전기는 세계시장 점유율 1.5%로 7위에 머물러 있는 다층인쇄회로기판(MLB)사업을 오는 2001년에 세계 5위, 2005년에 세계 1위 업체로 육성하고 정보통신 관련 부품들도 세계 일류상품으로 키울 계획이며 삼성전관도 신규사업으로 추진하는 전지사업을 통해 2004년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삼성측이 전자부품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미 반도체와 TFT LCD에서 사상 유례 없는 고수익을 얻는 점이 감안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와 TFT LCD에서 사상 유례가 없는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뿐만 아니라 계열사의 부품사들도 나름대로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삼성측은 현실적으로 고수익을 보장하는 전자부품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더구나 정부도 앞다퉈서 부품사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내비치는 점에서 전자부품사업에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춘 삼성측이 당연히 부품사업 육성에 관심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정부측의 부품사업 육성 방침과 맞물려 삼성측이 그룹차원에서 21세기 전략사업으로 부품사업을 택한 데 따라 앞으로 그룹측의 의지대로 투자가 이뤄진다면 전자부품사업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을 전망이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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