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공중전화망(PSTN)시장에서 절대강자 위치를 고수해왔던 한국통신이 고속인터넷 가입자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PSTN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행사해왔던 한국통신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개화한 고속인터넷시장에서는 투자 부진에 따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현상은 하나로통신·두루넷 등 기간통신사업자 외에도 삼성SDS 등 부가통신사업자들이 고속인터넷통신을 주력시장으로 예상하고 막대한 선투자에 나서고 있는 데 반해 한국통신은 공기업 구조조정 여파 및 투자자금 부족으로 고속인터넷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부가 ISDN급 이상의 회선을 대상으로 집계하고 있는 「고속인터넷 가입자 현황」의 경우 8월 25일 현재 37만5140가입자 중 한국통신은 40%에도 못미치는 14만여 가입자에 그치고 있다.
특히 중속(128Kbps 이하) 인터넷서비스로 분류되는 ISDN가입자 13만8000명을 제외한다면 한국통신의 고속인터넷 가입자는 2000여명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회선별로는 한국통신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 한국전력의 케이블TV전송망을 이용한 고속인터넷 가입자가 두루넷 10만9000명, 하나로통신 1만4000여명을 포함해 11만3000여명으로 가장 많은 수치를 보이고 있고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위성인터넷의 경우 삼성SDS가 6474개 ID, 한국통신이 616개 ID에 그치고 있다.
일반전화선을 이용해 최대 8Mbps의 데이터전송서비스를 제공하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의 경우 후발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이 실가입자 2만3000명을 포함해 5만5000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한국통신은 1200가입자에 그치고 있다.
한국통신은 주력분야로 책정한 ADSL과 관련 장비조달을 통해 올해말까지 1만5000여 가입자를 유치하고 내년초까지 5만여 시스템을 추가 투자한다는 계획이나 이같은 수치도 후발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정보통신부의 한 관계자는 『고속인터넷 가입자회선시장에서 하나로통신·두루넷·삼성SDS 등 후발주자 외에도 드림라인·중계유선망 등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한국통신이 올해말부터 고속인터넷 투자에 나선다 해도 현재와 같은 투자속도라면 고속인터넷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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