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로봇회사가 집안일을 돕는 홈봇(Homebot)을 개발했다. 이름은 「시예(Cye) 」. 시예는 저녁식사 시간에 음식을 나르며 시중을 들고 카펫을 청소해 주는 가사로봇이다.
프로보틱스(Probotics)라는 작은 회사는 무려 10년이 걸려 이 로봇을 만들었다. 시예는 2개의 톱니바퀴가 달린 쓰레받기 모양으로 생겼다. 무게는 약 4㎏, 크기는 40×28×13㎝다. 한번 충전하면 24시간 대기시킬 수 있고 일은 5시간 정도 해낸다.
트랜스미터가 달린 시예의 꼬리 부분은 컴퓨터의 시리얼 포트와 연결된다. 로봇 주인은 PC에 내장된 프로그램을 이용해 무선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시예는 아직 솜씨 좋은 가정부라기보다 서투른 일꾼이다. 일을 시키려면 먼저 집안 환경부터 알려줘야 한다. 컴퓨터 마우스를 이용해 출입문과 주요 가구가 놓인 곳을 표시한 지도를 그려 주면, 시예는 이 지도을 따라 집안을 돌아다니며 자신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영역을 파악한다.
이 로봇의 톱니모양 바퀴는 일종의 센서 역할을 한다. 바퀴가 장애물에 부딪히면 그 위치를 기억해 놓았다가 다음에는 피해 간다.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는 바퀴가 구른 방향과 횟수를 계산해 알아낸다. 시예의 바퀴는 특허등록이 되었는데 자전거의 사슬처럼 미끄러짐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폴리우레탄으로 코팅된 끝은 카펫에 파고 들어갈 수 있어 더욱 안전하다.
일단 집안 환경이 파악되면 시예가 일할 준비는 끝난 셈이다. 현재 이 가사로봇에는 집안에서의 물건배달과 청소 정도를 시킬 수 있다. 시예는 음식이나 음료수 등이 올려진 쟁반을 가족들에게 전달할 수 있고 진공청소기를 끌고 다니며 집안 곳곳을 청소할 수 있다.
원하는 작업을 다하면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서 배터리를 재충전시키며 다 먹은 접시를 치우기도 한다. 문제는 진공청소기의 경우 전원을 연결하는 선이 거추장스럽다는 것. 앞으로 무선 진공청소기를 사용한다면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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