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정보시스템업체 "약진"

 그동안 IBM·후지쯔·NCR 등 해외 대형업체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국내 유통정보시스템업체들이 올해 들어 내수 및 수출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키스크·삼보컴퓨터·예이컴 등 유통정보솔루션업체들은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한편 국내외 시장에서 국산 판매시점정보관리(POS)시스템의 매출실적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삼보컴퓨터·예이컴 등을 중심으로 사실상 올해 첫선을 보인 국산 POS는 전체 5000대 정도로 예상되는 국내 시장에서 30%의 시장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유통정보솔루션업계가 독자적인 시장영역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분야의 시스템통합(SI) 전문업체인 키스크(대표 이재황)는 대규모 해외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키스크는 지난해부터 러시아 시장개척에 주력한 결과 최근 2000곳 이상의 현지 점포를 운영중인 대형 슈퍼마켓 종합 물류시스템 구축사업의 주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앞서 키스크는 최근 27개 해외업체들과 함께 참여한 사업자 선정 심사에서 최고 점수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달말 최종 계약이 확정되는 이번 사업은 일단 종합물류시스템 구축에만 100만달러 이상이 투자되며 이후 유통시스템, POS 등 점포시스템이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에 따라 키스크가 이번 사업의 최종 계약에 성공할 경우 대규모 유통·물류 전문 SI분야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해외시장에 발을 딛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선)는 올해 펜티엄 PC­POS인 「TPS­7500」을 선보이면서 슈퍼마켓·전문점 등 저가형 POS시장에서 세를 넓히고 있다. 지난 상반기 140여곳에 달하는 전국 단위농협의 POS 교체건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국제상사와 340여개 「프로스펙스」 대리점 POS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한 것.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정읍·김포의 농협 「하나로마트」에도 POS를 공급키로 하는 등 대형 매장에도 진출했다.

 POS단말기 전문업체인 예이컴(대표 김석집)은 올들어 중국·영국·터키·미국 등에 총 800만달러 이상의 POS 수출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보스니아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도 200여개에 달하는 로손 편의점의 POS시스템을 내년까지 전량 교체키로 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보컴퓨터 서방원 팀장은 『아직은 일부에 그치지만 최근 국내 유통정보시스템 업체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해외업체들의 POS공급업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독자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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