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237)

 식사를 마치고 후쿠오카와 나는 밖으로 나갔다. 동경의 밤거리는 매우 붐볐다. 낮에 별로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인상을 준다. 축소지향적인 사고방식 때문인지 술집이며 가게는 대부분 작았다. 서너 사람이 앉으면 꽉 차는 스낵바가 많이 눈에 띄었다. 우리는 신주쿠로 들어가서 환락가라고 하는 거리로 들어섰다. 거리에는 젊은이들이 이상한 복장을 하고 다녔다. 거리의 악사도 간간이 눈에 띄었는데, 더러는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 서양인의 모습이 눈에 띄기도 한다. 후쿠오카는 재미있는 곳을 보여준다고 하면서 나를 데리고 라이브 쇼하는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별로 넓지 않은 지하실에 사람들이 가득 앉아 있었다. 반원형의 무대를 중심으로 둘러앉은 사람들은 저마다 수군거리기도 하고, 더러는 아주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실내는 담배 연기가 자욱하게 차 있어서 답답했다. 그러나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눈을 빛내면서 기대에 차 있다. 우리는 뒤쪽에 있는 자리에 가서 앉았다. 앞자리는 모두 차서 앉을 곳이 없었다.

 시간이 되자 공연이 시작되었다. 여자들이 여러 명 나와서 춤을 추었다. 처음에는 그렇고 그런 것으로 생각했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색다른 광경이 벌어졌다. 한 여자가 완전 나체가 되면서 자신의 음부를 보여주었다. 두 다리를 벌리고 몸을 약간 뒤로 젖히면서 자신의 음부가 관객들에게 잘 보이게 하고는 무대를 천천히 도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무대 바로 앞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손으로 만져 보라는 손짓을 하였다. 지적을 받은 남자는 흐뭇해 하면서 손가락으로 여자의 그곳을 만졌다. 만지는 동안 여자는 흥분하는 표정을 지었는데, 실제 흥분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지어낸 것인지 구별을 할 수가 없었다. 밝은 조명이 여자의 그곳을 비쳤다. 만지고 났을 때 여자가 물수건으로 남자의 손을 닦아주었다. 그곳을 만져 본 남자는 지갑을 열고 지폐를 꺼내 여자에게 주었다.

 여자들이 번갈아 나와서 그 짓을 했는데 내가 놀란 것은 제각기 그 음부의 모습이 달랐다. 아마도 염색을 했는지 어느 여자의 음모는 빨갛게 물들어 있고, 어느 여자의 것은 털이 하얗게 되어 있었으며, 어느 여자는 아예 털이 없었다. 더구나 그 음모에도 패션이 있는지 어느 것은 하트형이고, 어느 것은 다이아몬드형의 음모였다. 창피해서 그냥 쳐다보기도 민망했는데, 나는 얼굴을 빨갛게 붉히고 있었다. 그러나 그 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특히 앞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들은 너무나 진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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