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사가 후원하는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은 지난 24일 강남 비트컴퓨터 본사에서 "컴퓨터산업과 정보가전"이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회를 가졌다. 정부관계자를 비롯해 산업계, 학계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날 모임에서는 국내외 컴퓨터산업과 정보가전에 대한 현황,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향후 컴퓨터를 포함한 유.무선 정보통신, 가전기기 분야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이들 각 분야가 통합된 새로운 정보가전기기가 크게 활성화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들은 또 미래에 급부상할 정보가전 시대에 맞는 국가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컴퓨터, 가전, 유.무선통신 등 서로 다른 기술을 보유한 각 분야에서 기술협력을 통해 정보가전 분야의 기초 기술을 공유하고 응용제품 개발에 공동으로 주력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컴퓨터산업과 정보가전
△박기순(LGIBM 상무)=지난 90년대 초부터 디지털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디지털기술을 채택한 각 분야의 기술통합이 급진전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화를 선도하고 있는 PC를 비롯해 TV 등 가전, 전화 등 통신기기들이 부품, 기술 네트워크, 콘텐츠 등을 공유하면서 이를 통합한 정보가전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정보가전은 「새로운 기능과 사용편리성의 유무」 「대중화에 필요한 수준 만큼의 가격하락」 「공간사용의 효율성」이라는 3대 요소에 의해 품목별로 그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보가전은 통신, PC, 가전 등 기존 고유의 영역을 완전 대체한다기보다는 틈새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생각된다.
△변대규(휴맥스 사장)=정보가전은 기존 컴퓨터와 가전 기술 통합에 의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 습득 및 활용이 빠르고 대량 생산이 용이해 국내에서 향후 유망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대량 생산보다는 기술 위주의 제품 개발에 치중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동남아시아 등 후발개도국에서는 대량 생산을 지향하고 있음에도 불구, 기술적인 뒷받침이 없어 정보가전 산업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상근(한국전자산업진흥회 부장)=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정보가전은 한국이 향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 분야로 개척해야 할 것이다.
최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전산업 분야의 경우 국내업체들이 시장 성숙단계에서 진입, 초기시장을 주도해 온 일본에 비해 큰 수익성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PC산업 역시 대만에 비해 뒤늦게 참여해 경쟁력이 크게 뒤처졌다.
국내의 경우 특히 통신 분야의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정보가전 산업 육성에 치중할 경우 높은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현수(삼성SDS 이사)=정보가전이란 흔히 컴퓨터와 가전 분야의 통합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통신, 휴대형 단말기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우선 용어정리가 필요하다.
한국은 PC, 통신기기, 가전기기, 휴대형 단말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만큼 소프트웨어(SW) 등 콘텐츠 분야 개발을 통한 정보가전 산업 발전에 치중한다면 단숨에 세계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콘텐츠 분야의 경우 외국 문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 개발이 우선시돼야 한다.
△서진구(미디어밸리 사장)=정보가전의 핵심은 컴퓨터와 가전기기 분야다. 한국은 특히 반도체와 가전산업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정보가전의 미래는 매우 밝다. 실제 외국 기업체들은 한국이 정보가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송관호(한국인터넷정보센터 사무총장)=정보가전 산업이 최근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초기시장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판도를 예측할 수 있다.
초기시장을 주도하는 국가나 업체가 정보가전의 표준화를 실현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표준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경우 이는 곧 세계시장 석권을 의미한다. 한국은 이를 위해 통신, 가전, 컴퓨터 등 국내 각 분야의 기술협력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응용제품 개발에 발빠르게 나서야 할 것이다.
△하재구(인포머셜컨설팅 사장)=「기술위주의 산업발전」은 어느 분야에서나 널리 통용되는 표준 모토가 되고 있으나 기술에 너무 집착할 경우 아이디어 산업을 소홀히할 우려가 있다. 정보가전의 경우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는 동시에 다양한 아이디어 개발에 치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보가전은 편리한 생활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삶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이에 맞는 아이디어 개발이 사업 성패의 주요 관건이 될 것이다.
△장병수(한국통신 기획조정실 국장)=컴퓨터와 가전의 통합이라는 정보가전은 가전기기가 컴퓨터에 통합되느냐 또는 컴퓨터가 가전기기에 결합되느냐에 따라 그 발전 양상이 크게 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정보가전은 기존 가전기기에 컴퓨터 기술이 통합되는 방향으로 발전되고 있으나 향후 컴퓨터에 가전기기가 결합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권용원(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 산업기술정책과 서기관)=국내 정보가전 산업은 통신과 단말기 등 경쟁력있는 지원산업에 힘입어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정보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업계에서 기존에 유지해 온 「다품종 소량생산」이나 「소품종 대량생산」의 영업전략을 탈피해 그 중간 성격의 영업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품종 대량생산」을 유지하되 최근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는 만큼 그 주기를 크게 단축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주광현(시그마컴 사장)=정보가전의 핵심 기술을 하나의 용어로 설명하면 멀티미디어 기술이라 할 것이다. 텍스트, 그래픽, 비디오, 오디오 등의 미디어를 전송 선로상에 전달하는 멀티미디어 기술은 현재 PC기반 기술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PC기반의 멀티미디어 기술을 바탕으로 통신 및 가전 분야의 기술이 접목되면 이것이 곧 정보가전이 된다.
때문에 정보가전 분야의 발전 여부는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협력과 이를 통한 제품 공동 개발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조현정(비트컴퓨터 사장)=정보가전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각 업계의 기술개발 및 업계간 기술협력의 바탕위에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보가전은 산업특성상 벤처기업이 추진할 사업인 만큼 벤처기업 등에 대한 세제 및 자금지원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 정책지원의 기준이 되고 있는 기술평가에서도 정보가전 분야의 기술에 대해 우위 평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원모(전자신문사 정보생활부장)=국내 가전산업은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보기술 개발의 진척을 바탕으로 업계간, 산·학간 정보기술 접목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향후 국내 정보가전 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를 것이다.
<정리=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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