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트리머콘덴서시장을 놓고 광원전자와 효천전자가 경쟁에 접어들었다.
트리머콘덴서는 간단한 조작을 통해 원하는 축전용량을 얻을 수 있는 특수콘덴서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광원전자 한 업체만 생산해왔다. 일본업체들이 전세계시장을 이미 장악한데다 국내에서는 개발·생산기술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원전자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트리머콘덴서시장을 개척한 업체. 지난 87년 국내 처음 트리머콘덴서를 자체 제작한 이후 표면실장형(SMD) 칩트리머콘덴서까지 개발하는 등 영역을 넓혀왔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까지 진출했다.
지난해까지 광원전자만이 외롭게 달려온 이 시장에 최근 효천전자가 뛰어들었다. 일본의 한 세라믹 전문업체와 제휴·협력관계를 체결, 표면실장형(SMD) 칩트리머콘덴서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동통신기기 등을 중심으로 이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 올해 말까지 생산량을 두배 이상 끌어올릴 예정이다.
두 업체가 격돌할 분야는 바로 칩트리머콘덴서. 소형 단말기 등 정보통신기기의 생산량 증가로 앞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제품이다.
광원전자는 수년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생산량은 효천전자와 비슷한 월 100만개 수준. 제품의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자동화설비를 구축, 고품질 제품의 대량생산으로 효천전자를 잠재운다는 전략이다.
후발업체인 효천전자가 내세우는 것은 일본의 고급기술을 받아들였다는 점. 패키지까지 모두 세라믹을 채택한 질좋은 제품을 생산, 신규수요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일본제품을 사용하는 기존 업체들에까지 파고들 계획이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칩트리머콘덴서가 일본산인 점을 감안할 때 선의의 경쟁을 위해 두 업체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까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성능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바꿔놓는 것이 급선무다. 광원전자와 효천전자가 이같은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고 국내 트리머콘덴서시장에서 경쟁과 협력을 주고받는 양대업체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관심거리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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