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난 사람> 유니그래픽스 에반스 지사장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여파로 국내 제조업체들이 투자를 줄이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는 바람에 3차원 캐드소프트웨어(SW)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매출도 유례없이 줄어들었다. 올해는 일부 기업체를 중심으로 투자분위기가 서서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캐드SW분야에 대한 투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어 대다수 캐드SW 공급업체들의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그러나 3차원 캐드SW를 공급하는 미국 유니그래픽스솔루션스의 한국지사장인 개럿 에반스(39)는 기존 캐드SW 공급업체들과는 달리 지금이 오히려 사업확장의 호기라고 보고 사무실을 최첨단 구조로 변경하는 한편 직원확충, 대리점 추가모집 등을 통해 공격적인 영업을 구사하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3년간의 한국 근무기간을 마친 그는 본사로 돌아오라는 제의를 거부한 채, 여전히 유니그래픽스솔루션즈코리아의 자리매김을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으며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직원들과 어울리는 자리도 자주 갖고 있다.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캐나다·홍콩 등을 두루 거치면서도 한국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개럿 에반스 사장을 만나봤다.

 -최근 대대적인 확장공사를 통해 사무실을 최첨단 구조로 변경하게 된 배경은.

 ▲유니그래픽스솔루션즈코리아는 지난해 3월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회사 틀을 갖추는 데 주력했으며 올해부터는 고객 및 대리점 관계자들과의 유대관계나 업무협력체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을 확장하고 교육센터, 3차원 개발센터 등을 마련한 것은 영업을 보다 공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략이며, 고객 및 대리점 관계자들이 유니그래픽스의 사무실에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같은 형태의 사무실은 전세계적으로 미국의 「이노베이션센터」, 영국의 「웨이브스튜디오」 외에는 일본에도 없는 것입니다.

 -최근 대우그룹 사태로 제조업체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캐드SW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은 없는지.

 ▲유니그래픽스의 입장에서 대우그룹 사태는 오히려 사업확장의 기회라고 봅니다. 유니그래픽스솔루션즈코리아는 지금까지 국내 자동차업계를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유니그래픽스의 제품을 사용하는 미국 GM사가 대우자동차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할 경우 대우자동차에 유니그래픽스의 캐드SW가 공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 대우그룹의 계열사가 쪼개지면 지금까지 계열사들끼리 도움을 주고 받던 업무형태가 바뀌어 유니그래픽스와 같은 외부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캐드SW의 세계적인 환경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지금 세계는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캐드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해 웹기반 시스템을 경쟁적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SW도 기존 2차원 캐드에서 3차원 캐드로 급속히 이전하고 있습니다. 이미 선진 제조업체들은 과거 단순판매 위주에서 웹기반의 구매 및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시간으로 인터액티브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유니그래픽스솔루션즈코리아도 이같은 세계적 추세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이번 사무실 확장을 계기로 웹기반의 전자상거래 사업에 나설 계획입니다. 국내 캐드SW 공급업체 가운데 웹을 기반으로 고객과 접촉하는 업체는 유니그래픽스가 처음입니다.

 -국내 캐드SW 시장에 대한 전망은.

 ▲정치·경제분야에서 예측하지 못한 돌출변수가 나오긴 하지만 앞으로 캐드SW를 비롯한 설비투자는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특히 캐드SW와 관련, 앞으로는 단순히 캐드SW만 도입하기보다는 이를 전사적으로 연계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제품정보관리(PDM) 수요가 늘어날 것입니다. 유니그래픽스솔루션즈코리아는 11월이 되면 매출액의 윤곽이 잡히겠지만 현재 목표는 지난해의 3배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지금 추세라면 이같은 목표는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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