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이더넷 시장 "뜬다"

 지난 6월말 국제전기전자전문가협회(IEEE)는 무피복쌍선(UTP)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가비트이더넷의 표준 스펙 「IEEE 802.3ab」를 공식 비준했다.

 스펙이 발표된 지 약 2년6개월 동안의 연구와 실험을 통해 최종 비준된 이 표준은 광케이블망을 구축하지 않고서도 기가비트이더넷을 활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기가비트이더넷은 초당 1기가비트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근거리통신망(LAN)으로 이더넷을 모태로 했기 때문에 패스트이더넷에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를 전송하는 케이블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패스트이더넷이 카테고리5 UTP를 주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기가비트이더넷은 카테고리6 광케이블을 널리 사용해 왔다.

 광케이블은 기존 동선에 비해 2배 이상 고가여서 이를 대체하는데 막대한 구축비용이 소요돼 기가비트이더넷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IEEE의 이번 인준으로 카테고리6 광케이블망을 구축하지 않고도 카테고리5 UTP에서 기가비트이더넷을 활용할 수 있게 돼 네트워크 구축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른 기가비트이더넷 장비 수요도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 그룹의 그레그 콜린스 수석분석가는 『IEEE의 이번 인준으로 내년 말까지 UTP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가비트이더넷 장비 수요가 30∼40%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IEEE는 당초 올해 말께 UTP기반 기가비트이더넷 표준을 인준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네트워크업체들이 잇따라 UTP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가비트이더넷 장비를 발표함에 따라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대형 네트워크 업체와 중소형 업체들은 UTP기반의 기가비트이더넷 장비시장 진입에 현재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네트워크+인터롭」에서는 휴렛패커드(HP)와 익스트림 네트웍스가 UTP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가비트이더넷 스위치를 선보였다.

 HP는 지난달에도 UTP 환경에서 기가비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가비트이더넷 스위치 모듈을 발표했다.

 HP는 이 모듈이 IEEE의 기가비트이더넷 표준 스펙 「802.3ab」를 지원하며 자사의 스위치 제품군 「프로커브」에 탑재, 올 가을중으로 본격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리콤은 올해말께 UTP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가비트이더넷 제품들을 발표하는 한편 내년 중으로 이들 제품을 출하할 계획이다. 이외에 알테온 네트웍스와 패킷엔진도 최근 UTP기반의 인터페이스 카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UTP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가비트이더넷 장비 시장이 장밋빛 일색인 것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UTP 환경의 기가비트이더넷 장비 시장이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현재의 네트워크 칩에 비해 성능이 보다 강화된 칩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IEEE 802.3ab가 기가비트이더넷의 가장 큰 약점인 데이터 전송거리 제한을 극복하지 못한 것을 단점으로 지적한다.

 기가비트이더넷과 경쟁하고 있는 비동기전송방식(ATM)은 전송거리에 거의 제한이 없는 반면 IEEE 802.3ab는 전송거리가 100m 정도로 짧다는 점이 극복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정혁준기자 hjjo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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