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역사는 기원전 2000년쯤 사용되었던 메소포타미아의 점토판과 이집트의 파피루스 두루마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양은 기원전 1300년쯤에 중국에서 선보인 목간(木簡)과 죽간(竹簡)이 책의 효시로 꼽힌다. 도시문명이 발달한 그리스·로마시대에는 책의 제작·유통이 성행했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는 출판사와 서점이 있었으며 알렉산드리아에 설립된 박물 도서관 무세이온은 50만∼70만권의 책을 소장했다고 전해진다. 「문화적 암흑시대」인 중세에는 책 역시 일부 귀족과 성직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장중하고 호화스런 장정본이나 금·은 같은 귀금속을 박은 「보석제본」이 유행한 것도 이 시기였다. 책도둑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쇠줄 달린 책」은 책을 장식물이나 사치품 정도로 여긴 당시의 분위기를 반영한다.
구텐베르크의 활판 인쇄술 발명은 책 출간·보급에 획기적인 전기가 되었다. 구텐베르크가 처음으로 인쇄한 책은 「42행 성서」. 1450년쯤에 나온 초판본은 모두 185부였는데 이 중 8부가 현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옛책으로는 1007년 인쇄된 목판본 「보현인다라니경」에서 1950년 발행된 「님의 침묵(한성도서)」까지 50여종이다.
인류는 인쇄술이 발명된 이후 정보를 책이라는 상품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거대한 장치를 통해 책이 만들어지고 이들은 다른 상품들처럼 거래됐다. 이 때문에 우리는 정보를 상품이자 재산이며 사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보란 정신의 흐름과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지고 의식(Sense)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눔으로써 가치가 커지는 게 바로 정보다.
최근들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이름의 「사이버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사이트마다 정보를 나누어주기 위해 별의별 아이디어가 동원된다. 심지어는 고객을 끌기 위해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주면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들도 등장하고 있다.
정보를 나누는 툴이 구전에서 책으로, 책에서 인터넷 등으로 발전하면서 엄청난 사회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정보를 나누는 방법에 따라 시대가 규정지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이 자향하는 「나눔과 공유의 철학」이 지구촌 곳곳에 스며들어 인류 공영에 이바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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